완벽주의의 역설: 리키 파울러의 퍼팅, 차세대 골프 스타, 그리고 어느 가짜 기자의 잔디 관리
1 min read
이번 주는 정말이지 여러모로 잊지 못할 한 주였다. ‘진짜 기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동료인 사라(Sara)에게 엄청난 비난을 받았지만, 오히려 수많은 내 충성 독자들이 벌떼처럼 일어나 내 편을 들어줬다. 레거시 미디어 독자들이 내가 ‘진짜’ 기자가 아니라는 사실에 이토록 열광하다니, 솔직히 이건 나에겐 훈장이나 다름없다. 이 요란했던 해프닝부터 우리 집 뒷마당이 겪은 극적인 변화까지, 참 다사다난했다.
마당 이야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어젯밤 나는 무려 4시간 동안이나 땀을 뻘뻘 흘리며 잔디를 다듬었다. 지난 토요일, 브룩빌 렌탈(Brookville Rental)에서 스틸(Stihl)제 배터리 구동식 콤비시스템(KombiSystem)을 하나 장만했다. 집에만 있으면 심심하다며 일주일에 닷새씩 중장비를 현장에 배달하시는 70대 우리 아버지가 일하시는 곳이다. 거기 친구들이 이 기계를 무조건 마음에 들어 할 거라고 장담했는데, 그 말이 딱 맞았다 (협찬 아님).
오늘 아침 뒤돌아보니, 왜 그동안 잔디 가장자리 다듬는 일(edging)을 그렇게 대수롭지 않게 여겼나 싶다. 선이 좀 삐뚤빼뚤해도 ‘이 정도면 훌륭하지’ 하고 타협했던 내 안일한 태도가 부끄러워질 지경이다. 하지만 그 시절은 공식적으로 끝났다. 이제는 깎을 수 있는 모든 모서리를 찾아 집착하는 수준이 됐다. ‘적당히’라는 말은 더 이상 내 사전에 없다.
잃어버린 감각을 찾아서: 파울러의 기나긴 방황
이 ‘적당히’가 절대 통하지 않는 냉혹한 세계가 바로 PGA 투어다. 리키 파울러(Rickie Fowler)를 보라. 그가 요즘 훈련장에서 얼마나 피땀을 흘리고 있든 간에, 실전에서는 분명히 무언가 단단히 엇나가고 있다.
16년 전 혜성처럼 등장했을 때 그는 골프계에서 가장 가슴 뛰게 만드는 유망주였다. 하지만 2010년 당시 그의 어깨에 지워졌던 엄청난 기대치를 그가 여태껏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건 뼈아프지만 부정할 수 없는 팩트다. 개리 플레이어(Gary Player)는 최근 파울러를 두고 엄청난 재능을 타고난 골퍼라고 치켜세웠지만, 냉정히 말해 그는 지난 4, 5년 동안 전성기 폼의 발끝에도 미치지 못했다.
물론 이번 시즌 12번 출전해 4번의 탑 10 진입을 이뤄낸 걸 보면 성적이 아주 처참한 것만은 아니다. 지난 12개월 동안 꽤 고무적인 징후들도 분명 존재했다. 하지만 파울러의 압도적인 재능과 야망을 생각하면, 결국 그에게 의미 있는 단 하나는 ‘우승’뿐이다. 그리고 그 간절한 우승컵은 얄밉게도 계속해서 그를 비켜가고 있다.
그가 다시 PGA 투어 위너스 서클로 돌아가기 위해 무엇을 뜯어고쳐야 하는지는 너무나도 자명하다.
장비 탓인가, 메커니즘 탓인가
프로 골퍼라면 커리어 내내 한 번쯤은 플랫스틱(flat-stick)에 변화를 주며 분위기 쇄신을 꾀하기 마련이다. 퍼터 교체 자체는 흠잡을 일이 아니다. 하지만 2020년 10월, 그토록 믿음직했던 스카티 카메론 트라이솔 뉴포트 2(Tri-Sole Newport 2 Scotty Cameron) 블레이드 퍼터를 쓰레기통에 처박은 이후의 행보를 보면 도무지 납득이 가지 않는다.
이 37세의 베테랑은 스카티 카메론 말렛 퍼터로 갈아탔다가, 몇 년 후에는 오디세이 버사 제일버드(Odyssey Versa Jailbird)로 넘어갔고, 급기야 2024년에는 L.A.B. Golf DF3 퍼터를 들고 나왔다. 질문 하나 던져보자. 지난 5년간의 이런 화려한 장비 실험들이 그의 숏게임에 단 1%라도 도움이 되었을까?
대답은 단호하게 ‘아니오’다.
이번 시즌 스트로크 게인드 퍼팅(strokes gained putting) 부문에서 20위에 올라 있긴 하지만, 착시 현상에 불과하다. 당장 목요일 찰스 슈왑 챌린지(Charles Schwab Challenge) 첫날 그린 위에서 보여준 퍼포먼스는 한마디로 재앙이었다. 필드 전체를 상대로 그린에서만 0.404타를 까먹었고, 퍼팅 이득 타수는 74위까지 곤두박질쳤다. 불행히도 이런 모습은 지난 5시즌 동안 그를 괴롭혀온 퍼팅 난조의 전형적인 증상이다.
2020년 블레이드 퍼터를 떠난 이후, 그의 퍼팅 이득 타수 순위는 순서대로 77위, 66위, 48위, 161위, 126위였다. 애초에 파울러의 스트로크 메커니즘은 블레이드 퍼터에 훨씬 더 찰떡같이 맞아떨어진다. 2016-17 시즌 스트로크 게인드 퍼팅 1위를 찍으며 리즈 시절을 보낼 때, 그는 백스윙에서 페이스를 살짝 열었다가 임팩트를 지나며 닫아주는 타격을 했다. 이 특유의 릴리스 패턴이 만들어내는 순수한 롤(pure roll) 덕분에, 가끔 기복을 탈지언정 한 번 감을 잡는 날엔 그대로 대회를 씹어먹었다. 하루빨리 그때의 퍼팅 감각을 되찾는 것, 그것만이 살길이다.
골프 인플루언서 생태계의 지각 변동
투어 프로들이 그린 위에서 사투를 벌이는 동안, 코스 밖 인플루언서 생태계는 완전히 다른 에너지를 뿜어내고 있다. 페이지 스피라낵(Paige Spiranac)이 이 바닥의 파이를 다 독식하고 영원히 왕좌를 지킬 수는 없는 법이다. 누군가는 그 횃불을 이어받아 새로운 물결을 일으켜야 하는데, 해나 라이너(Hannah Leiner)가 그 자리를 꿰찰 가능성이 상당히 농후해 보인다.
27살의 라이너는 이제 인플루언서로서 완벽한 황금기에 진입했다. 초창기 스크린캡스(Screencaps) 독자라면 선명히 기억하겠지만, 2018년 플로리다 국제대학교(FIU) 골프 선수 시절의 라이너를 미국 매체 중 가장 먼저 발굴해 띄워준 게 바로 이 칼럼이었다. 8년이 지난 지금, 그녀는 진짜 메이저 스타로 발돋움하고 있다.
ESPN은 겨울 TGL 이벤트에 그녀를 전격 투입했고, 올해는 친구들과 아일랜드로 골프 여행을 떠나 기네스를 호쾌하게 들이켜는 라이프스타일 콘텐츠로 대박을 쳤다. 라이너 콘텐츠가 먹히는 핵심 이유는 그녀가 늘 활짝 웃고 즐긴다는 데 있다. 진지함의 무게를 덜어내고 골프를 쾌락으로 소비하는 것, 그게 바로 2026년의 골프가 지향하는 본질 아닐까. 스피라낵 입장에서는 등골이 서늘해질 만한 압박감일 거다.
완벽을 향한 각자의 궤적
그건 그렇고 화제를 좀 돌려보자. 내가 올리팝(Olipop)을 극혐한다고 선언했을 때 속으로 ‘이런 미친 소리를 하나’ 하고 따지는 메일이 쏟아질 줄 알았다. 적어도 한 명쯤은 그 요상한 음료에 목숨 거는 독자가 있을 줄 알았는데, 놀랍게도 쥐죽은 듯 조용하더라.
그러다 아이오와에 사는 존(Jon)이 드디어 침묵을 깼다.
“올리팝 건으로 한마디 거들고 싶네요. 말도 안 되게 비싸고 루트비어 맛은 최악인 거 저도 인정합니다. 하지만 딸기 바닐라나 포도 맛은 꽤 괜찮으니 포기하지 말고 한 번 드셔보세요.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콜라 같은 탄산음료를 끊으려는 목적이라면 계속 시도해 볼 가치가 있어요. 콜라나 제로 콜라는 독소 배출에 취약한 사람들에게 치명적인 건강 문제를 일으키는 화학물질 덩어리입니다. 저희 가족도 그 영향을 꽤 받았다고 믿거든요.”
존의 말이 맞을지도 모른다. 익숙함에 취해 몸을 망치든, 소름 돋게 완벽한 잔디 엣지를 위해 기계를 바꾸든, 혹은 다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기 위해 과거의 퍼터 그립을 고쳐 쥐든, 결국 우리는 계속해서 무언가를 시도하고 부딪혀야 하니까. 내 잔디밭의 모서리가 완벽한 각을 찾아가듯, 파울러의 퍼팅 궤적도 언젠가 다시 완벽한 호를 그릴 날이 오길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