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G 우승의 밤, 프랑스는 축제와 혼란 사이에 있었다…아스날은 승부차기 끝에 첫 유럽 정상 꿈 좌절
1 min read
파리 생제르맹(PSG)이 마침내 유럽 정상에 올랐다. 하지만 그 역사적인 밤은 경기장 안팎에서 전혀 다른 모습으로 기억될 전망이다.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는 120분 혈투와 승부차기 접전 끝에 PSG가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고, 프랑스 전역에서는 이를 기념하는 대규모 축하 행사가 곳곳의 폭력 사태와 충돌로 번졌다.
31일(한국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 푸슈카시 아레나에서 열린 2025-2026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PSG와 아스날은 연장전까지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결국 우승팀은 승부차기에서 결정됐다. PSG가 4-3으로 승리하면서 유럽 챔피언 자리에 올랐고, 창단 이후 처음으로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노렸던 아스날은 마지막 문턱에서 멈춰 섰다.
경기의 마지막 장면은 가브리엘 마갈량이스에게 향했다. 아스날의 다섯 번째 키커로 나선 그는 실축했고, 그 순간 우승컵은 PSG의 것이 됐다. 결과만 놓고 보면 뼈아픈 실패였다. 프리미어리그 우승에 이어 유럽 정상까지 노렸던 아스날의 더블 도전도 함께 끝났다.
그러나 마갈량이스를 단순히 패배의 원인으로만 보는 시선은 적지 않은 반론에 부딪힌다. 올 시즌 그는 미켈 아르테타 감독 체제에서 수비의 중심축 역할을 맡았고, 많은 전문가들은 아스날이 리그 우승과 챔피언스리그 결승 진출이라는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배경에도 그의 존재가 있었다고 평가한다. 세트피스 상황에서의 압도적인 공중볼 장악력과 결정적인 득점 능력은 수비수 이상의 가치를 보여줬다.
경기 후 아르테타 감독은 마갈량이스가 마지막 키커가 된 과정도 공개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마갈량이스가 직접 다섯 번째 키커를 맡겠다고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원래라면 부카요 사카, 마르틴 외데고르, 카이 하베르츠 등이 우선적인 키커 자원이지만, 연장전까지 이어진 경기에서는 계획과 다른 상황이 발생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아르테타 감독은 선수들을 두둔했다. 그는 “훈련에서는 실축이 거의 없었고 선수들을 믿었다”며 “다만 실제 경기에서는 PSG가 더 정교했다”고 말했다.
데클란 라이스 역시 패배 직후 팀 동료를 감쌌다. 그는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승부차기로 패하는 것은 정말 견디기 힘든 일”이라면서도 “승부차기는 때로 복권과 같다. 역사상 최고의 팀들도 이런 방식으로 무너진 적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우승 소식이 전해지자 프랑스는 거대한 축제 분위기에 휩싸였다. 하지만 환호는 곧 혼란으로 이어졌다.
프랑스 내무부에 따르면 30일 밤부터 31일 새벽까지 전국에서 최소 15건의 소요 사태가 발생했고, 모두 426명이 체포됐다. 이 가운데 283명은 파리에서 검거됐다. 수만 명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고, 일부 극성 팬들은 상점과 공공시설을 파손하며 경찰과 충돌했다.
특히 파리 샹젤리제 거리에는 약 2만 명이 모였다. 축하 인파가 가득한 가운데 담배 판매점에 불이 났고 차량 여러 대가 파손됐다. 일부 팬들은 경찰서를 향해 접근을 시도했고, 경찰은 이를 저지하기 위해 병력을 투입했다.
파리 서쪽 진입로인 마이요문 일대에서는 인파가 순환도로를 점거했다. 일부는 박격포형 폭죽을 발사하며 도로를 사실상 마비시켰고, 차량 통행이 한동안 중단됐다. PSG 홈구장 파르크 데 프랭스 주변에서도 경기 초반부터 수백 명의 팬들이 경기장 진입을 시도해 경찰과 대치했다.
소요 사태는 파리만의 일이 아니었다. 남부 툴루즈에서는 쇠막대기를 든 인원들이 시내를 돌아다니며 상점과 식당 유리창, 버스정류장을 파손했다. 경찰은 최루탄을 사용해 이들을 해산시켰다. 동부 그르노블에서는 스포츠 의류 매장 두 곳이 약탈 피해를 입었다.
당국은 이미 대규모 혼란 가능성을 예상하고 있었다. 프랑스 경찰은 수도권에만 8천 명, 전국적으로는 2만2천 명 규모의 병력을 배치했다. 지난해 PSG의 챔피언스리그 우승 당시 폭력 사태로 사망자가 발생했던 경험이 반영된 결과였다. 경찰은 이날 횃불 수십 개와 박격포형 폭죽 100여 개를 압수했으며, 위험 물품을 소지한 사람들에게 즉결 범칙금을 부과했다.
그럼에도 충돌은 피할 수 없었다. 경찰관 7명이 부상을 입었고, 남서부 아쟁에서는 경찰관 한 명이 머리에 심각한 부상을 입어 병원으로 이송됐다. 축구팬 측 부상 규모는 아직 공식적으로 공개되지 않았다.
우승을 확정한 PSG는 환호 속에 새로운 역사를 썼고, 아스날은 눈앞까지 다가왔던 유럽 정상의 꿈을 다음 기회로 미뤄야 했다. 같은 밤, 한쪽에서는 트로피가 들어 올려졌고 다른 한쪽에서는 승부차기 실축의 아쉬움이 남았다. 그리고 프랑스의 거리에서는 축제와 무질서가 뒤섞인 채, 유럽 최고의 클럽 대항전이 남긴 여운이 새벽까지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