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 5월 2026

새로운 2026 규정 속 F1: 메르세데스의 런치 사투와 모나코가 던진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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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가 올 시즌 내내 발목을 잡던 치명적인 약점, 바로 ‘레이스 스타트’ 문제 해결에 드디어 칼을 빼들었다. 팀은 키미 안토넬리(Kimi Antonelli)의 클러치 레버 조작감과 일관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는 물론이고 인체공학적인 형태 수정까지 감행했다. 시즌 초반만 해도 메르세데스의 전반적인 퍼포먼스는 꽤 탄탄해 보였지만, 런치 컨트롤만큼은 의심의 여지 없는 골칫거리였다. 캐나다 그랑프리 이전까지 폴포지션을 싹쓸이하고도 정작 불이 꺼진 뒤 첫 랩을 1위로 마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으니 말 다했다.

이는 단순히 운으로 치부하고 넘길 수 없는 문제였다. 그리드 맨 앞에서 출발하자마자 뒤차들에게 무기력하게 잡아먹히며 불과 몇 미터 만에 험난한 추격전을 시작해야 하는 건 팀 입장에서 결코 달가운 시나리오가 아니니까. 파워유닛의 터보 사이즈가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오지만, 그것만으론 핑계가 부족하다. 같은 심장을 공유하는 맥라렌은 이미 여러 차례 총알처럼 완벽한 런치를 선보이며 치고 나갔기 때문이다. 결국 메르세데스는 드라이버의 감각과 하드웨어 사이의 미세한 오차를 줄이는 데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좁디좁은 서킷이 첨단 기술에 제동을 걸다

이처럼 2026년 새로운 규정 도입 이후 팀들이 미세한 디테일 하나에까지 목숨을 거는 이유는 차량의 메커니즘 자체가 완전히 뒤바뀌었기 때문이다. 배터리와 내연기관의 출력이 50대 50으로 나뉘는 새 엔진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프론트와 리어 윙을 열어 공기저항을 덜어내는 ‘액티브 에어로(Active Aero)’가 전격 도입된 것이 그 대표적인 예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다가오는 모나코 그랑프리에서는 이 새로운 공기역학 시스템의 핵심 중 하나인 ‘스트레이트 모드(Straight mode)’를 아예 볼 수 없게 됐다. 올 시즌 들어 이 기능이 비활성화되는 건 이번 레이스가 처음이다. F1 공식 홈페이지에 업데이트된 몬테카를로 서킷 맵을 보면 스트레이트 모드 활성화 구간이 깨끗하게 지워져 있다. 예전에도 안전상의 이유로 악명 높은 터널 구간에선 DRS 사용을 엄격히 금지하고 핏 스트레이트에서만 제한적으로 허용하긴 했지만, 2026년형 스트레이트 모드는 아예 서킷 전체에서 퇴출당한 셈이다.

물론 그렇다고 모나코에서 추월 보조 장치가 전부 사라진 건 아니다. 앞차의 꽁무니를 쫓으며 리어 윙을 열어 저항을 줄이던 과거의 DRS를 대신해 새롭게 자리 잡은 ‘오버테이크 모드(Overtake mode)’ 부스트 기능은 여전히 살아있다. 라스카스(Rascasse) 코너 진입 전 앞차와의 간격을 감지하고, 코너를 탈출해 마지막 안토니 노게스(Anthony Noghes)를 향해 가속할 때 이 부스트를 터뜨려 기회를 노리는 식이다. 모나코 서킷 특유의 좁고 변덕스러운 성질이 2026년형 F1의 최신 공기역학 기술마저 입맛대로 제어해버린 이 상황은, 팀들이 단순히 빠른 차를 만드는 것을 넘어 서킷과의 기묘한 타협점을 찾아야만 한다는 걸 여실히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