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4월 2026

추락하던 토트넘, 강등 위기 딛고 4연패 탈출… ‘기적의 4위’ 실낱 희망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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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번리를 잡아내며 기사회생하기 전까지 토트넘의 행보는 처참함 그 자체였다. 이고르 투도르 감독의 후임으로 지휘봉을 잡은 로베르토 데 제르비 체제의 첫 경기였던 일요일 선덜랜드 원정은 팀이 안고 있던 수많은 문제점들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당시 리그 6경기를 남겨둔 시점에서 토트넘은 빛의 구장(Stadium of Light)에서 무기력한 경기력 끝에 노르디 무키엘레의 슈팅이 크게 굴절되어 들어가는 쐐기골을 헌납하며 시즌 16번째 패배를 떠안았다.

이 패배로 팀은 강등권인 리그 최하위 3위 그룹까지 곤두박질쳤다. 이미 재앙에 가까웠던 시즌 도중, 리그 최고 수준의 연봉을 보장하며 데 제르비를 선임한 것은 분명 엄청난 도박이었다. 일각에서는 성적이 곤두박질치던 투도르 감독을 그대로 유임시키는 것이 오히려 더 위험한 선택이었을 것이라 주장하기도 한다. 사실 토트넘은 내세울 만한 뚜렷한 플레이 스타일조차 없는 상태였기에, 어쩌면 그 빈 도화지 같은 모습이 이 수수께끼 같은 이탈리아 출신 감독의 흥미를 끌었을지도 모른다. 데 제르비는 브라이튼 시절 증명했듯 확고한 철학과 독특한 전술, 그리고 높은 수준의 경기력을 팀에 입힐 수 있는 인물이다. 하지만 가장 뼈아픈 문제는 현재 토트넘의 선수단 구성으로는 그의 구상을 그라운드에서 도저히 구현해 낼 수 없다는 점이다.

4연패 사슬 끊어낸 귀중한 승리, 그러나 험난한 4위 경쟁

선덜랜드전의 뼈아픈 패배를 포함해 4연패의 수렁에 빠지며 강등 확률이 치솟던 토트넘은, 최근 번리를 극적으로 꺾으면서 분위기를 간신히 반전시켰다. 벼랑 끝에서 연패를 탈출했지만 정규리그 4위까지 주어지는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본선 티켓을 향한 길은 여전히 가시밭길이다.

현재 토트넘 앞에는 미뤄진 34라운드 맨체스터 시티전(15일 오전 4시)과 38라운드 셰필드전(20일 0시) 단 두 경기만이 남아있다. 경쟁팀 애스턴 빌라가 14일 리버풀(37라운드), 20일 크리스털 팰리스(38라운드)와의 일전을 앞둔 가운데, 빌라가 남은 두 경기 중 한 번만 이겨도 토트넘의 4위 탈환은 산술적으로 불가능해진다. 토트넘이 남은 경기를 모두 잡더라도 자력 진출의 기적은 일어나지 않는다.

한편, 이날 토트넘에 뼈아픈 역전패를 당한 번리(승점 24)는 완전히 코너에 몰렸다. EPL 잔류 하한선인 17위 노팅엄 포리스트(승점 29)와의 격차가 5점으로 벌어지며, 남은 리그 최종전 결과와 무관하게 2부 리그 강등(18~20위)이 확정됐다. 지난 시즌 2부 리그인 챔피언십 우승팀 자격으로 당당히 1부 무대에 입성했던 번리는 불과 한 시즌 만에 다시 씁쓸하게 짐을 싸게 됐다.

’10-10′ 대기록 조준하는 손흥민의 집념

팀이 강등 위기와 4위 경쟁을 오가는 대혼돈을 겪는 와중에도 에이스 손흥민은 묵묵히 제 몫을 다했다. 그는 번리전에 선발 출전해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그라운드를 누볐지만, 아쉽게도 공격 포인트를 추가하지는 못했다. 직전 경기까지 리그 17골 9도움을 기록 중이던 손흥민은 ’10-10 클럽(10골·10도움 이상)’ 달성 기회를 다음 경기로 미뤘다.

그럼에도 대기록을 향한 기대감은 여전하다. 남은 2경기에서 도움 1개만 보탠다면, 2019-2020시즌(11골 10도움)과 2020-2021시즌(17골 10도움)에 이어 개인 통산 세 번째로 EPL 10골 10도움이라는 대기록을 작성하게 된다.

경기 직후 손흥민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남은 2경기에서 모두 한 팀이 돼 모든 것을 쏟아내겠다”는 굳은 결의가 담긴 글을 남겼다. 끝없이 흔들리던 시즌 막바지에도 EPL 최종전까지 4위 탈환이라는 팀의 목표를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는 주장의 책임감이 엿보이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