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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F뮤직] 사회의 냉소적 자화상, 메가데스
최진수 에디터 | 승인 2018.08.23 12:29
▲ 메가데스 / 사진: 메가데스 공식 소셜미디어 갈무리

[베프리포트=최진수 에디터] ‘열의’라 하면 무슨 생각이 먼저 떠오르는가? 대부분 젊음, 패기 등과 같이 긍정적인 이미지와 연결해 받아들일 것이다. 그런데 열의를 '분노'와 연결하면 어떨까? 쉽사리 결과물을 예측할 순 없지만 어마어마한 에너지가 함축되어 있을 것이다. 이번에 소개할 밴드 역시 분노와 열의로 가득 찬 에너지를 가지고 있다. 버림받은 것으로부터 시작해 스래시 메탈의 독보적인 영역을 구축한 메가데스의 이야기다.

메가데스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밴드의 창시자이자 리더, 그리고 대부분의 작곡을 담당하고 있는 데이브 머스테인부터 알아야 한다. 1961년 10월 13일, 캘리포니아의 한 가정에서 태어난 그는 상당히 불우한 어린시절을 보냈다. 그의 아버지 존 머스테인은 알코올 중독자였는데, 이 문제로 그의 어머니는 아버지와 이혼한 후 자식들을 홀로 양육했다. 데이브 머스테인의 회고에 따르면 이혼한 아버지가 술을 마신 뒤 항상 자신의 집을 찾아왔다고 한다. 이런 그를 피하기 위해 어머니는 아버지가 찾아온 날이면 자식들을 데리고 새벽에 짐을 싸서 도망을 다녔다. 반면 어머니는 여호와의 증인 신도였다. 성장기 때 여호와의 증인 사회에서 자랐다고 그가 회고한 바 있다.

불우한 어린시절을 지나 청년시절 헤비메탈 음악을 접한 머스테인은 본격적으로 기타를 잡고 음악계에 뛰어들었다.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그는 본래 메탈리카의 리드 기타리스트였다. 당시 라스 울리히(드럼), 제임스 햇필드(보컬, 리듬 기타), 론 맥거브니(베이스) 그리고 머스테인(리드기타)이 메탈리카의 초기 멤버로서 밴드의 성립에 기여했다. 또한 론 맥거브니를 내보내고 (메탈리카 팬들에게는 아픔으로 기억될)베이시스트 클리프 버튼을 영입해 정규 라인업을 결성한 것도 머스테인의 공헌이 있었다. 메탈리카 1집과 2집에 수록된 수많은 곡들의 주옥같은 기타 리프들도 그의 손에서부터 나온 것들이 많다. 대표적으로 메탈리카 1집(Kill em all) 수록곡 중 ‘The four horsemen’의 기타 리프는 그가 고안해낸 것으로, 메가데스 1집인 ‘Killing is my business…and Business is good’에서 ‘Mechanix’라는 곡으로 재등장한다. 또한 메탈리카 2집(Ride the Lightning)에 수록된 ‘The call of Ktulu'의 기타 리프 또한 이후 메가데스 곡인 ‘Hangar 18’에서 변형되어 등장한다.

▲ 데이브 머스테인 / 사진: 메가데스 공식 소셜미디어 갈무리

메탈리카의 초기 결성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머스테인이지만, 결과적으로 그는 약물 복용과 지나친 음주로 인해 나머지 밴드 멤버들로부터 버림받는다. 그가 회고하기를 해고 통지를 받기 전날 밴드 멤버들과 술을 진탕 마시고 다음날 일어났는데 머리맡에 자신의 짐이 든 가방이 있었다고 한다. 이유를 물어보자 라스 울리히가 해고 통보를 했고, 그에게 주어진 것은 1시간 뒤 집으로 떠나는 버스의 티켓밖에 없었다고 한다. 당시 메탈리카는 1집 녹음을 위해 뉴욕에 와있는 상태였는데 머스테인의 고향인 로스앤젤레스까지 무려 4일이나 무일푼으로 버스로 이동해야 했다고 한다. 그가 한 번만 기회를 달라고 했지만 나머지 멤버들은 가차 없이 돌아섰다고 한다.

그러나 이러한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 머스테인은 포기하지 않고 새로운 밴드를 구상했다. 그것이 바로 위대한 메가데스의 시작이었다. 이름의 유래는 고향으로 돌아가던 버스 안에 버려진 팸플릿에서 얻었다고 한다. 팸플릿 안 당시 뉴욕의 상원의원이었던 알란 크랜스턴의 말을 인용해서 메가데스(Megadeath)라는 이름을 떠올렸다. 이후 데스메탈 밴드라는 오명을 피하기 위해 철자 ‘a’를 빼서 지금의 메가데스(Megadeth)가 되었다.

메탈리카에서 방출될 당시 머스테인의 나이는 겨우 20대 초반이었지만 그에게는 새로운 밴드의 리더가 될 만한 음악적 재능이 충분했다. 이미 메탈리카에서 그의 리프 메이킹 능력은 검증된 상태였다. 놀라운 것은 이러한 리프를 만드는 과정이 화성학적 기초가 전혀 없는 상태에서 오직 감으로만 만들었다는 사실이다. 실제로 머스테인은 2002년 부상으로 밴드를 잠시 해체했을 때 음악이론을 제대로 배우기 시작했고 그전까지는 오직 감에만 의존해 곡을 쓰고 기타 연주를 했다. 실로 대단한 재능이 아닐 수 없다. 여담이지만 약 30년이 지난 지금 당시 자신을 버린 메탈리카 동료들에 대한 반감도 거의 없어져 2011년 메탈리카 결성 30주년 기념 공연에도 등장할 만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메가데스 음악의 전반적인 성향은 초기부터 험난했던 머스테인의 인생사를 반영한 듯 굉장히 냉소적이고 비관적이다. 메가데스의 밴드 마스코트이자 밴드의 앨범커버에 자주 등장하는 ‘빅 래틀헤드’(Vic Rattlehead) 역시 이러한 분위기와 어울리게 살벌한 해골 캐릭터이다. 메가데스 1집에 수록된 곡인 ‘The skull beneath the skin’은 이 캐릭터에 관한 내용으로 한 번쯤 들어보는 걸 추천한다. 이 캐릭터와 관련된 재미있는 일화가 있는데, 해당 캐릭터는 머스테인 본인이 직접 구상한 것으로 1집 커버아트까지 자신이 제작에 참여할 정도로 열의를 보였다고 한다. 당시 1집의 앨범 제작사였던 컴뱃 레코드한테 이 커버아트를 보냈지만 이후 앨범 커버아트를 본 머스테인은 싸구려 해골 소품에 케첩을 뿌려놓은 것 같은 모습에 굉장히 분노했다고 한다. 머스테인이 고안했던 커버아트는 1집 리마스터 앨범의 커버로 나왔으니 궁금하다면 직접 확인해보는 걸 권장한다.

▲ 사진: 메가데스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캐릭터를 제외하고도 메가데스의 곡들은 우리 사회의 어두운 단면들을 가감 없이 들춰내고 있다. 사회문제, 정치문제 그리고 인간관계까지 직접적으로 언급하기 꺼리는 소재들을 메가데스의 방식에 맞게 너무나도 잘 표현하고 있다. 또한 밴드의 초기 앨범들에는 다양한 커버곡들도 대거 수록되어 있다. 대표적으로 유명한 프랭크 시나트라의 딸인 낸시 시나트라가 부른 곡인 ‘These Boots’를 선정적인 가사로 개사하여 수록했다. 이 곡을 수록하고 발매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곡의 원작자로부터 항의 메시지를 받기도 했다고. 1집의 리마스터 앨범에서는 이 곡이 선정적인 가사로 인해 비프음으로 도배되어 멜로디만 들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그 외에도 전설적인 블루스 뮤지션인 윌리 딕슨의 곡 ‘I ain’t superstitious나 펑크록의 아이콘 섹스 피스톨즈의 곡인 ‘Anarchy in the UK’도 존재한다.

주제를 빼놓고 곡 자체만 놓고 봐도 굉장히 구성이 까다로운 편이다. 기타가 서로 화음을 넣어 연주하는 경우도 많고 솔로 역시 복잡하며 심지어 베이스라인까지 모두 복잡하다. 머스테인 본인의 기량이 출중해서 복잡다단한 곡들을 연주하면서 보컬까지 하지만, 다른 멤버들의 기량이 받쳐주었기에 이러한 구성이 가능했다. 메가데스는 사실상 머스테인의 독재 체제인지라 멤버 변화가 굉장히 잦았다. 그럼에도 머스테인과 메가데스의 결성 과정을 함께한 베이시스트 데이빗 엘랩슨이 존재하고 메가데스의 초기를 대표하는 멤버인 기타리스트인 크리스 폴란드, 그리고 전성기를 대표하는 멤버인 기타리스트 마티 프리드먼 등이 옆에서 지원사격을 잘 해주었기 때문에 지금의 사운드가 확립되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특히 베이시스트 엘랩슨은 머스테인의 음악적 동반자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오랫동안 그를 옆에서 보좌해주고 있으며 메탈 베이시스트계에서 빠지지 않고 언급되는 인물 중 하나이다. 그의 베이스 실력이 궁금하다면 'Peace sells'나 'Dawn patrol' 곡에서 확인해 볼 수 있다.

사실 위에 언급된 수많은 곡들 중에서 상당수가 메가데스의 명반에 포함된 곡들이다. 많은 사람들이 메가데스의 명반을 꼽을 때 이 세 가지를 빠놓는 법은 없다. 우선 1986년 11월에 나온 2집 ‘Peace sells but who’s buying’이 존재한다. 메가데스에게 처음으로 상업적 성공을 안겨준 앨범으로 커버아트에 평화를 판다는 팻말을 들고 있는 빅 래틀헤드와 배경으로 황폐화된 UN 본부 건물이 인상적이다. 플래티넘을 기록하며 메가데스의 성공신화를 알린 앨범으로서 위에서 언급된 크리스 폴란드가 재적하던 시절 나온 앨범이다. 또한 이 앨범이 나온 뒤 얼마 안가 데이브 머스테인은 클리프 버튼의 사망 소식을 접하고 3집에 앨범에 수록될 곡인 ‘My darkest Hour'을 작곡한다.

▲ 사진: 메가데스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두 번째로는 1990년 10월에 발매된 ‘Rust in Peace’라는 앨범이다. 이 앨범의 콘셉트는 앨범을 준비하던 머스테인이 차를 타고 가던 중 앞 차에 붙은 스티커에 적힌 문구 ‘May all your nuclear weapons rust in peace’를 보고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한다. 메가데스의 전성기 라인업을 대표하는 앨범으로 머스테인이 보컬, 리듬기타을 맡고 리드 기타 마티 프리드먼, 드럼 닉 멘자 그리고 엘랩슨이 베이스를 맡았다. 앨범 콘셉트에 충실한 만큼 곡의 주제들도 무의미한 전쟁(Holy Wars, Rust in Peace…Polaris), 전쟁포로(Take no prisoners), 환경오염(Dawn Patrol) 등이 있다.

마지막으로 1992년 7월 발매된 Countdown to extinction이 있다. 빌보드 200차트에서 2위까지 올라가면서 대중의 귀까지 사로잡았고 1993년 그래미에서 최우수 메탈 퍼포먼스 후보에까지 오르게 해준 앨범이다.(수상에는 실패했지만 이후 2017년 Dystopia로 수상) 정치문제(Symphony of Destruction), 인간의 내면문제(Skin o’My Teeth, Sweating Bullets) 그리고 멸종위기 동물(Countdown to Extinction)까지 주제로 폭넓게 다뤘다. 필자 개인적으로 가장 ‘메가데스’스럽다고 생각하는 앨범이다.

▲ 사진: 메가데스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위기는 곧 기회라는 말이 있다. 어떤 사람은 화를 입으면 그 자리에서 주저앉아 울기만 한다. 반대로 어떤 이는 곧장 복수의 칼을 간다. 메가데스는 확실히 후자 쪽이다. 인생의 실패자라는 낙인과 세상에 대한 불만을 가감 없이 그들만의 방식으로 표출한다. 메가데스에게 후회와 억울함을 느낄 여유 따위는 없다.

최진수 에디터  jinyel9494@beff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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