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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원의 Box to Box] ‘초지일관’ 리버풀·토트넘, 필요한 건 ‘전술적 유연함’
정일원 기자 | 승인 2015.12.15 19:43

[정일원의 Box to Box] 시작과 끝, 그 사이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이야기가 인생이라면 축구도 이와 다르지 않다. 축구 역시 '우리 편 골대에서 상대 편 골대 사이' 그 공간 속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이야기의 집합체이다. [Box to Box]에는 이처럼 축구와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담으려고 한다. [편집자 주]

리버풀과 토트넘의 EPL 9R, 당시 리버풀은 114.7km를 뛴 토트넘보다 더 많은 활동량을 보여줬다.(116km)

‘가장 많이 뛰는’ 두 팀이 공교롭게도 같은 팀에게 덜미가 잡혔다.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15/16 시즌을 자신들만의 압박 축구로 수놓고 있는 리버풀과 토트넘이 각각 리그 15, 16라운드에서 강등권 뉴캐슬에 무릎을 꿇었다. 리버풀과 토트넘은 나란히 무패 행진을 마감했고, 뉴캐슬은 1년여만의 리그 2연승으로 강등권 탈출에 성공했다.

EPL 16R 토트넘 vs 뉴캐슬, 후반전 추가시간 역전골 성공 시키는 아요세 페레스

두 팀이 뉴캐슬과 맞붙었던 15, 16라운드 경기의 흐름은 너무도 비슷했다. 전반부터 왕성한 활동력을 바탕으로 전방 압박을 시도한 두 팀은 뉴캐슬을 상대로 더 많은 점유율과 유효슈팅을 기록했지만 후반전 급격한 체력 저하로 역습을 허용했다. 후반전 헐거워진 압박으로 인해 수시로 공간을 허용했고, 체력을 비축했던 뉴캐슬은 빠르고 밀도 있는 역습 한 방으로 승부의 쐐기를 박았다. 유로파리그와 리그컵의 병행으로 인한 체력적 한계가 여실히 드러난 것이다. 결과적으로 리버풀과 토트넘의 입장에선 자신들의 강력한 무기였던 압박이 ‘패착’이 된 셈이다.

위르겐 클롭 감독 부임 이후 15/16 시즌 리버풀 성적

올 시즌 리버풀과 토트넘의 경기 결과를 분석해보면 일정한 패턴이 반복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리버풀은 위르겐 클롭 감독 부임 이후 치른 15번의 경기에서 8승 5무 2패를 기록하고 있다. 부임 이후 단 2번의 패배밖에 없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지만 무승부 비중이 약 33%나 된다. 더욱이 골을 넣고 비겼던 4경기 중 2경기(50%)에서 선제골을 기록했다는 점은 리버풀이 경기 후반으로 갈수록 뒷심이 부족했다는 걸 보여준다. 또한 현재 유로파리그와 프리미어리그를 병행하고 있는 리버풀은 유로파리그 일정을 소화한 뒤 이어지는 리그 경기에서 체력적 문제를 노출하고 있다. 클롭 감독 부임 이후 유로파리그 다음에 치렀던 리그 4경기 리버풀의 승률은 25%(1승 2무 1패)밖에 되지 않는다.

15/16 시즌 토트넘 성적

포체티노 감독의 토트넘 또한 비슷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올 시즌 총 23경기 10승 9무 4패를 기록하고 있는 토트넘 역시 무승부 비중이 약 39%나 된다. 골을 넣고 비긴 6경기 중 무려 5경기에서 선제골을 넣은 것을 감안하면 토트넘 역시 전·후반 90분 내내 한결같은 폼을 유지하는데 실패했음을 알 수 있다. 유로파리그 다음에 이어지는 리그 경기 승률이 33%(2승 3무 1패)라는 점 역시 매 경기 강도 높은 압박 전술 유지에 따른 체력적 부담의 결과이다.

리버풀과 토트넘의 뉴캐슬전 패배는 ‘초지일관(처음 품은 뜻을 한결같이 꿰뚫음)’이라는 말이 적어도 축구판에서만큼은 그리 효율적인 방법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줬다. 한 팀의 주된 전술은 말 그대로 주(主)가 되어야지, 전부가 되어선 안된다. 수많은 경기 일정과 각양각색의 팀들이 즐비한 축구판에서 ‘일변도’의 고집은 분석과 간파로 이어질 뿐이다. 리버풀과 토트넘이 유럽대항전과 리그, 둘 중 어느 것 하나 놓을 수 없다면 그저 ‘압박’ 만으론 부족하다. 압박이 헐거워졌을 때 경기를 단단히 죌 수 있는 또 다른 무언가가 필요하다.

적을 알고 나를 알아야 승부에서 이길 수 있는 법. 한 가지 전술만을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체력적 상태와 상대 팀을 고려한 맞춤형 전술을 병행해야만 축구에서도 승리를 쟁취할 수 있다. 지금 이 시기 리버풀과 토트넘에게 필요한 건 '전술적 유연함'이다.

<사진> 뉴캐슬 공식 홈페이지 캡처, 통계자료: ⓒ whoscored.com

정일원 기자  1one@beff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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