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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F리포트] 도 넘은 일본의 ‘꼼수’, 진정 ‘야구의 세계화’ 위한 것일까대회 내내 어설펐던 주먹구구식 운영, 오히려 망신만 당해
김송희 기자 | 승인 2015.11.22 10:39

[베프리포트=김송희 기자] 일본야구의 심장 도쿄돔에서 애국가가 울려 퍼졌다. 대한민국 대표팀이 21일 ‘2015 WBSC 프리미어12’ 미국과의 결승전에서 8-0 완승을 거두며 초대 우승팀에 등극했다. 일본이 꿈꿨던 결말은 존재하지 않았다. 그들이 그라운드 위에 그려놓은 각본은 사라졌고, 한국이 만들어낸 반전드라마가 대회의 마지막을 장식했다.

프리미어12는 철저히 일본의, 일본을 위한, 일본에 의한 대회였다. 이번 대회의 주최자 WBSC(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는 야구의 올림픽 정식종목 부활을 위해 프리미어12를 개최했다. 2020년 도쿄 올림픽을 목표로 삼고, 야구가 정식종목으로 선정될 시 2019년 제 2회 프리미어12를 올림픽 예선으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일본은 도쿄 올림픽의 흥행을 위해 전폭적으로 지원했고, 대회는 자연히 공동개최국인 일본의 입맛대로 흘러갔다. 핵심인 공인구가 ‘일본 프로야구 공인구’라니 무슨 설명이 더 필요할까.
 

 
▲ 철저히 일본 위주로 돌아간 경기 일정

개막전부터가 엉망이었다. 지난 8일 한국과 일본의 개막전이 일본의 삿포로돔에서 열렸다. 그런데 전날인 7일 삿포로돔에서는 J리그 축구 경기가 있었다. 이 때문에 한국선수들은 전날 공식 훈련조차 치르지 못했다. 처음 발을 디딘 구장에서 상대하게 될 일본의 선발 투수는 오타니 쇼헤이. 삿포로돔을 홈구장으로 사용하는 니혼햄 파이터스 소속 선수다. 무기력하게 개막전에서 패배한 한국은 남은 예선 경기를 치르기 위해 바로 대만으로 넘어갔다.

대만에서의 일정은 더 힘들어졌다. 예선 2차전 도미니카공화국과의 경기가 우천으로 50분 가량 지연됐다. 하지만 한국 대표팀은 예정된 시간에 출발할 것을 통보받았고, 일찍 도착한 선수들은 복도에서 몸을 풀어야 했다. 피곤은 가중됐다. 도미니카공화국과 야간경기를 치룬 뒤, 12일 오후 1시에 베네수엘라와 주간경기를 소화하는 일정이 기다리고 있었다. 다른 국가들도 저녁 경기와 낮 경기가 불규칙하게 편성됐지만, 일본은 모두 저녁 경기를 치르며 컨디션을 조절했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미국과의 예선 최종전을 치른 다음날인 16일에 8강전이 예정되어 있었음에도 15일 저녁 늦게까지 8강전 장소와 시간은 공지되지 않았다. 선수들의 경기력과 직결되는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심지어 8강전 장소로 결정된 티엔무 구장 전광판 관제실에서 화재가 발생해 8강전 당일인 16일 새벽에 2시간 떨어진 타이중으로 장소가 변경되는 촌극이 벌어졌다.

도쿄로 다시 돌아가는 길은 더 험난했다. 일본은 20일 예정이던 준결승전을 갑자기 19일로 변경했다. ‘라이브편성이 불가능해서’라는 말 같지 않은 핑계 아래에는 진출이 확정되지도 않은 결승전을 위해 하루 쉬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었다. 이들의 꼼수 운영과 일방적인 훈련 시간 통보에, 한국 대표팀은 새벽 4시에 일어나 이코노미석에 앉아 도쿄로 이동해야했다. 피로가 누적된 선수들의 불만이 쏟아졌고, 이대호는 “태어나서 잠도 못 자고 4시에 이동한 것은 처음”이라며 불쾌한 감정을 드러냈다. 반면, 일본 선수들은 오후 4시에 편안하게 비즈니스석에 앉아 도쿄로 이동했다.
 

 
▲ 공정하지 않았던 경기 운영 방식

힘겹게 도착한 도쿄에서는 또 다른 꼼수가 기다리고 있었다. 4강 한일전경기의 좌선심이 일본인 가와구치 코다로 배정된 것. 도무지 납득하기 힘든 처사에 KBO(한국야구위원회)가 정식으로 항의했지만, 돌아온 것은 “주심이 미국인이므로 문제가 없다.”는 대답이었다. 미국과의 결승전에서도 미국인이 3루심으로 등장했다. 한국인인 박종철 심판은 배제됐다.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이라는 이름을 단 조직위의 행동이라기에는 너무도 비상식적이지 않은가.

▲ 도쿄대첩에서 패한 뒤에도 이어진 일본의 갑질

일본은 한국의 중계진조차 배려하지 않았다. SBS 정우영 캐스터의 SNS에 따르면, 일본은 멀쩡히 비어있는 중계부스를 놔두고 관중석 맨 뒤에 한국 방송사의 중계 테이블을 차렸다. 일본의 홈 팬들의 날카로운 눈초리가 가득한 곳에서 중계진은 목소리를 높여야 했다. 준결승은 물론, 결승도 마찬가지였다.

준결승전을 치르기도 전에 결승전 선발을 발표하는 등 무례한 모습을 보인 일본은 마지막까지 ‘갑질’을 이어갔다. 보통 시상식은 결승전이 끝난 뒤 함께 치러진다. 하지만 일본은 멕시코와의 3,4위전이 끝나자마자 동메달을 목에 걸고 도쿄돔을 떠났다. 생중계로 예정되어있던 결승전을 이튿날 새벽 3시 45분 녹화 중계로 바꾸면서 끝까지 그들만의 대회로 마감했다.

프리미어12의 개최 목표는 명확하다. 야구 흥행과 2020 도쿄올림픽 정식 종목 진입. 하지만 WBSC의 행태는 오히려 올림픽 정신을 철저히 위배했다. 어설프고 불공정한 주먹구구식 운영을 만천하에 알리는 꼴이 됐다. 대부분의 나라가 전력을 다하지 않고 있는 작금의 상황이 반복되고 부조리한 운영이 이어진다면, 그들이 꿈꾸는 야구의 세계화는 오히려 더 멀어질지도 모른다.

<사진1> 프리미어12에 사용된 공인구 ⓒWBSC 공식 트위터
<사진2> 도쿄돔 메운 관중 ⓒWBSC 공식 트위터

김송희 기자  shortstop07@beff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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