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알 마드리드, ‘마드리드 더비’ 승부차기 혈투 끝 8강행… 무리뉴와의 질긴 인연도 재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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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펜딩 챔피언’ 레알 마드리드가 천신만고 끝에 챔피언스리그 8강 티켓을 거머쥐었다. 승리의 여신은 레알 마드리드의 손을 들어주었고, 라이벌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지독한 불운 속에 고개를 떨궈야 했다.
레알 마드리드는 13일(한국시각) 스페인 마드리드의 리야드 에어 메트로폴리타노에서 펼쳐진 2024~2025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원정 경기에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상대로 승부차기 접전 끝에 4-2 승리를 거뒀다.
이날 경기는 한 편의 드라마와도 같았다. 1차전에서 1-2로 패했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전반 1분 만에 코너 갤러거의 선제골로 합산 스코어의 균형을 맞추며 기세를 올렸다. 반면 레알 마드리드는 후반 25분 페널티킥이라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으나, 키커로 나선 비니시우스 주니오르의 슈팅이 골대를 벗어나며 침묵했다. 결국 정규 시간 0-1(합계 2-2)로 승부를 가리지 못한 양 팀은 연장전에서도 득점 없이 비기며 운명의 승부차기에 돌입했다.
승부차기에서 희비가 엇갈린 결정적인 순간은 비디오 판독(VAR)이었다. 아틀레티코의 두 번째 키커 훌리안 알바레스가 성공시킨 듯했던 골이 VAR 결과 ‘투 터치(Two-touch)’ 반칙으로 선언되며 득점이 취소된 것이다. 이 불운의 여파 탓인지 아틀레티코는 네 번째 키커마저 실축하며 무너졌다. 레알 마드리드 역시 루카스 바스케스의 슛이 얀 오블락 골키퍼에게 막히며 위기를 맞았으나, 마지막 키커 안토니오 뤼디거가 침착하게 마침표를 찍으며 4-2 승리를 확정 지었다.
극적으로 8강에 합류한 레알 마드리드의 다음 상대는 프리미어리그의 강호 아스널이다. 아스널은 PSV 에인트호번과의 홈 2차전에서 2-2로 비겼으나, 원정 1차전에서의 7-1 대승을 바탕으로 여유 있게 8강에 올랐다.
■ ‘스페셜 원’의 귀환, 레알 마드리드를 겨누는 무리뉴의 칼날
레알 마드리드가 극적인 승부를 이어가는 가운데, 이번 챔피언스리그에서는 그들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인물, 조세 무리뉴(현 벤피카 감독)의 서사가 또 다른 관전 포인트로 떠오르고 있다. 무리뉴는 결코 조용히 사라질 인물이 아니다. 이는 레알 마드리드에게 마치 반복되는 악몽과도 같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과거 2010년부터 2013년까지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보낸 3년 동안 ‘스페셜 원’에서 ‘노멀 원’으로 전락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던 무리뉴지만, 레알 마드리드는 그가 벤피카를 이끌고 챔피언스리그 무대에서 보여줄 ‘회심의 일격’을 경계하고 있다. 무리뉴는 이미 이번 시즌 벤피카를 이끌고 레알 마드리드를 괴롭힌 바 있다. 지난달 리그 페이즈에서 골키퍼 아나톨리 트루빈의 종료 직전 헤더 골로 4-2 승리를 거두며, 레알 마드리드를 플레이오프로 끌어내리는 굴욕을 안긴 장본인이 바로 무리뉴다.
현지 분석에 따르면, 다가오는 벤피카와 레알 마드리드의 맞대결은 무리뉴에게 단순한 경기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2026 북중미 월드컵 이후 포르투갈 국가대표팀 감독 부임설이 돌고 있는 63세의 명장에게, 이번 챔피언스리그는 클럽 감독으로서 마지막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자신을 ‘무너뜨렸던’ 클럽을 상대로 챔피언스리그 고별전을 연기하는 것만큼 그에게 어울리는 시나리오는 없을 것이다.
■ 복수를 꿈꾸는 승부사, 무리뉴의 명과 암
베르나베우를 떠난 지 13년이 지났지만, 무리뉴가 레알 마드리드를 챔피언스리그에서 탈락시키며 복수하는 것에 희열을 느낄까? 답은 ‘그렇다’이다.
무리뉴는 레알 마드리드 시절 라리가, 코파 델 레이, 수페르코파를 각각 한 차례씩 우승하는 데 그쳤다. 하지만 이후 첼시에서 프리미어리그 우승,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유로파리그 우승, AS 로마에서 컨퍼런스리그 초대 우승을 차지하며 여전히 우승 청부사로서의 면모를 과시했다. 그러나 그의 커리어 정점은 분명 레알 마드리드 부임 이전이었다. 그는 포르투와 인터 밀란에서 챔피언스리그 빅이어를 들어 올렸고, 8년 동안 6번의 리그 우승을 차지하며 17개의 트로피를 쓸어 담았다.
반면, 레알 마드리드 부임 이후 16년 동안 획득한 트로피는 9개에 불과하다. 마드리드에서의 시간은 그에게 ‘균열’의 시작이었다. 이케르 카시야스, 세르히오 라모스 등 주축 선수들과의 불화, 그리고 펩 과르디올라가 이끄는 바르셀로나와의 처절한 경쟁 속에서 그의 ‘무적’ 이미지는 희석되었다. 과거 선수들에게서 절대적인 충성심을 이끌어냈던 그의 리더십은 마드리드에서 끊어졌고, 이후 에덴 아자르(첼시), 폴 포그바(맨유), 델레 알리(토트넘) 등 스타 선수들과의 마찰로 이어졌다.
이제 챔피언스리그라는 외나무다리에서 다시 만난 레알 마드리드와 무리뉴. 8강행을 확정한 레알 마드리드의 환호 뒤편으로, 여전히 그들을 위협하는 무리뉴라는 거대한 그림자가 유럽 축구의 흥미로운 서사를 완성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