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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원의 Box to Box] 레전드 부폰이 막지 않는 단 한 가지 슛“오는 공 막아도, 팬은 막지 않아”
정일원 기자 | 승인 2016.08.02 13:50
▲ 잔루이지 부폰은 다리 한 쪽에 자신의 얼굴을 새긴 팬을 직접 만나 고마움을 전했다. / 사진: 데일리미러 캡처

[정일원의 Box to Box] 시작과 끝, 그 사이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이야기가 인생이라면 축구도 이와 다르지 않다. 축구 역시 '우리 편 골대에서 상대 편 골대 사이' 그 공간 속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이야기의 집합체이다. [Box to Box]에는 이처럼 축구와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담으려고 한다. [편집자 주]

잔루이지 부폰은 살아있는 전설이다. 이탈리아 국가대표팀에서도 그렇고, 소속팀 유벤투스에서도 그렇고. 수많은 우승컵을 들어 올려서? 맞다. 국가대표팀과 소속팀을 오가며 900경기 넘도록 꾸준한 실력을 유지해서? 그것도 맞다. 그런데 부폰이 정말로 레전드인 이유는 잘 막아서가 아니다. 못 막아서 아니 ‘막지 않아서’다.

얼마 전 영국 일간지 ‘데일리미러’는 UEFA 유로2016을 끝마치고 이탈리아의 한 휴양지서 휴가를 보내는 부폰을 포착했다. 순간 어떤 그림을 상상했나? 금발의 아리따운 미녀와 해변을 거니는 모습? 조각 같은 근육을 드러내며 태닝을 즐기는 모습? 아쉽지만 틀렸다. 탈의를 한건 맞지만 부폰은 해변이 아니라 골대 앞, 미녀가 아니라 아이들 옆에 서 있었다.

▲ 휴가 중 아이들과 축구를 즐기고 있는 부폰 / 사진: 데일리미러 캡처

부폰은 어린 팬들의 요청을 거절할 수 없었다. 부폰은 공을 들고 아이들을 따라나섰고, 그곳에서도 어김없이 슈퍼세이브를 선보였다. 세계 최고의 골키퍼가 동네 축구장에서 아이들과 발가벗고 축구를 하다니, 그것도 꿀맛 같은 휴가 중에.

부폰은 팬들의 애정 어린 ‘슛’을 막지 않는다. 두 달 전쯤엔 팬이라며 한 쪽 다리에 부폰의 얼굴을 새긴 한 남자를 직접 만났는데, 그냥 만난 것도 아니다. 자신의 오른쪽 팔에 팬의 얼굴을 그리고 나타나 격한 포옹으로 고마움을 전했다. “가족들조차 내 얼굴을 새긴 타투는 하지 않는다”라며 7번이나 껴안았다고. 유로2016 8강 탈락 후 호텔을 나설 때도 뙤약볕에 서있는 팬들을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사인도 아니고, 하이파이브도 아니고, 기어코 가슴으로 안아줘야 직성이 풀렸다.

▲ 부폰이 다리에 자신의 얼굴을 새긴 팬과 인증샷을 찍고 있다. / 사진: 데일리미러 캡처

부폰의 팬 사랑에 고개가 끄덕여지다가도 한편으론 참 씁쓸했다. 뙤약볕에 서있는 팬들에게 인사 대신 ‘도망(escape)’을, 삼겹살과 바뀐 ‘족발’을 바꿔달라고 전화를 건 팬에게 “족발이 500원 더 비싸지 않느냐”라고 비아냥댄 어느 야구선수들의 일화가 오버랩 됐기 때문. 국적도 다르고, 종목도 다르고, 선수도 다르다지만 ‘선수와 팬’이라는 관계가 다르지 않은데, 사뭇 달라도 너무 다른 ‘태도’였다.

족발을 삼겹살로 바꾸러간 팬의 한 마디. “이번 일로 많이 허탈하지만 그래도 팀을 응원하겠다. 그 정도로 어릴 적부터 팬이다.”

팔에 타투? 격한 포옹? 그런 건 바라지도 않는다. 팬이라는 사람들은 그저 휘갈긴 사인과 1초 간의 손 맞춤으로도 감동하는 존재들이니까. 혹 이 글을 보고 켕기는 구석이 있는 선수들은 구글(Google) 검색 창에 잔루이지 부폰(Gianluigi Buffon)과 팬(Fan)을 동시에 검색해보시라. 

정일원 기자  1one@beff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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