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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F TALK] ‘스토브리그’ 박은빈 “주체적인 이세영, 야무진 게 저와 닮았어요”① (인터뷰)박은빈, ‘스토브리그’서 여성 최초·최연소 프로야구 운영팀장 역으로 열연
김주현 기자 | 승인 2020.02.25 15:06
▲ 배우 박은빈이 SBS '스토브리그' 종영을 기념해 베프리포트와 만났다 / 사진: 나무엑터스 제공

[베프리포트=김주현 기자] “실제 운영팀장님들이 갖고 계신 무게감에 비해 제가 가볍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어요. 저에게 유능함이라는 설정 값을 부여해주셨기 때문에 그에 걸맞은 연기를 보여드리고 싶었죠. 야구에 익숙해지려고도 했고, 누구나 저를 카리스마 있다고 느낄 수 있게끔 중점을 뒀어요. 역할이 좋은 만큼 좋은 대본을 잘 숙지하는 게 우선이었죠. 그 매력을 떨어뜨리면 제 스스로 자괴감이 들 것 같았거든요.”

25일(오늘) 오전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베프리포트와 만난 박은빈은 지난 14일 막 내린 SBS 금토드라마 ‘스토브리그(연출 정동윤·극본 이신화)’의 이세영을 떠올리며 이렇게 말했다. 인터뷰 자리에 공책 한 권을 들고온 그는 “매일 쓰는 건 아니지만, 캐릭터를 연구할 때 종종 쓰곤 한다”면서 “‘스토브리그’가 끝난 지 열흘이 지났으니, 인터뷰할 때 도움이 될 것 같아 가지고 왔다”며 말했다. 박은빈의 연기 노트는 곧, ‘스토브리그’ 그 자체였다. “극 초반 세영이의 톤을 잡는 데에 도움이 많이 됐어요. 물론 촬영장에선 순발력을 발휘하기도 하는데요, 세영이의 기초는 다 여기에 적혀 있죠.”

박은빈이 연기한 이세영은 국내 여성 최초이자 최연소 프로야구 운영팀장이다. 팬들의 눈물마저 마른 꼴찌 팀에 새로 부임한 단장 백승수(남궁민 분)가 남다른 시즌을 준비하는 과정을 그린 ‘스토브리그’에서 박은빈은 드림즈에 대한 애정을 바탕으로 ‘사이다’ 같은 면모를 선보여 인생 캐릭터를 썼다는 호평을 받았다.

▲ 배우 박은빈이 SBS '스토브리그' 종영을 기념해 베프리포트와 만났다 / 사진: 나무엑터스 제공

“세영이는 야구를 가장 사랑하는 인물이었잖아요. 드림즈에 열정적이었고 늘 진심이었죠. 세영이로서는 계속 꼴찌를 하는 드림즈의 상황에서도 애정을 잃지 않아야 했어요. 덕분에 찾아본 야구 팬분들의 영상은 큰 힘이 됐죠. 야구의 매력이 뭘까, 계속 생각하고 있었어요.”

‘스토브리그’의 명장면은 박은빈이 만들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드림즈의 서영주(차엽 분)가 백승수의 무릎에 술을 붓자 이세영이 술잔을 벽에 던진 후 “선은 네가 넘었어!”라며 소리치는 씬이다. 그는 “이세영은 파워가 있는 인물이었기 때문에 인내하며 살았던 박은빈과는 달랐다. 세영이를 연기하며 '할 말은 하고 살자'는 생각을 하게 됐다”면서 “살면서 실제로 그런 데시벨의 소리를 질러본 적이 없다. ‘지랄하네’란 대사도 있었는데, 그 부분도 집에서 수차례 읊조리면서 연습을 해갔다. 대본에는 온점이 찍혀있었는데, 강세를 붙여서 느낌표로 끝나게 만든 장면이었다”고 회상했다.

“차엽 오빠께 감사하죠. 서영주와 이세영 간의 합이 좋았기 때문에 나올 수 있었잖아요. 제가 서영주 선수에게 ‘경솔한 새끼’라고 말하기도 하는데, 차엽 오빠 별명이 ‘경솔한 새끼’가 됐더라고요. 죄송한 마음도 사실 있어요. 하지만 다들 연기를 하는 사람이고, 몰입 덕에 생긴 별명이니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고요. 아무튼 이세영이 화를 낼 수 있는 개연성을 부여해주셨다는 것에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 배우 박은빈이 SBS '스토브리그' 종영을 기념해 베프리포트와 만났다 / 사진: 나무엑터스 제공

그는 “순수한 캐릭터의 강인함을 표현하고자 했다. 주체적인 인물을 연기할 때 느껴지는 자유로움이 제 적성에 맞더라. 그런 캐릭터를 연기할 수 있어서 ‘스토브리그’ 촬영 내내 신이 났다. 박은빈의 인생에서 할 수 없었던 걸 하니 되게 행복했다”고 강조했다.

“세영이는 백승수 단장에게 서슴지 않고 직언을 해요. 이는 세영이가 운영팀장으로서, 그리고 개인으로서 열심히 살아왔다는 증거이기도 하지요. 본인에 대한 자신감이 있다는 것이니까요. 본인에게 자신감 있는 인물이라 연기하는 게 더 좋았어요.”

박은빈과 이세영의 공통점은 ‘야무지다’는 것이다. “제 입으로 이런 말을 하는 게 참 쑥스럽다”며 미소 지은 박은빈은 “공통점이 있다면 야무진 사람이라는 것? 이런 표현을 하는 게 부끄럽지만, 옳다고 믿는 대로 사는 게 좀 닮은 것 같다. 마냥 감성적이지만은 않고 이성적인 것도 그렇다. 합리성을 따져가며 사는 인물이라는 게 공통점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 배우 박은빈이 SBS '스토브리그' 종영을 기념해 베프리포트와 만났다 / 사진: 나무엑터스 제공

“세영이는 함께 하는 것에 대한 가치를 잘 아는 인물이었죠. 백승수 단장이 어려움을 홀로 감내하는 편이라면, 세영이는 그 짐을 나눠서 같이 잘해보자고 토닥이곤 했어요. 이게 ‘스토브리그’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이자 가장 중요한 감정이었는데, 세영이와 잘 맞닿아 있었죠.”

2020년을 ‘스토브리그’로 화려하게 연 박은빈은 올해 목표를 묻는 질문에 “언제부턴가 계획을 잘 세우지 않게 됐다. 12월이 되면 우울해지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다만, 어떤 작품을 만나서 잘 되든 안 되든 교훈을 얻겠다고 했다. “하나하나 열심히 하다 보면 모두가 인정해주는 미래가 오지 않을까요? 좋은 길인지 아닌지는 지나고 봐야 아는 것 같아요. 그냥 지금처럼 별 탈 없이 건강하게 보내고 싶어요. 그게 또 마지막 20대를 보내는 마음가짐이기도 하고요.” 

김주현 기자  kjkj803@beff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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