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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F리포트] 토트넘 볼보이의 ‘주경야독’'올림피아코스전 영웅' 토트넘 볼보이, 무리뉴 감독 초대 응하지 못한 사연은?
정일원 기자 | 승인 2019.11.29 16:05
▲ 손흥민과 함께 사진을 찍은 칼럼 하인스 / 사진: 토트넘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베프리포트=정일원 기자] 지난 올림피아코스와의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5차전서 토트넘은 짜릿한 4-2 역전승을 거두고 조 2위로 16강행을 확정했다. 2골차 완승이었지만, 토트넘은 전반전에만 2골을 내주고 끌려갔다. 1-2로 뒤진 상황서 케인의 동점골이 터졌고, 흐름을 바꾼 토트넘은 내리 2골을 퍼부으며 역전승을 일궈냈다.

케인의 동점골 장면서 전 세계 축구팬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건 다름 아닌 토트넘의 볼보이였다. 후반 5분 오른쪽 측면 스로인 상황서 볼보이는 지체 없이 오리에에게 공을 던져줬고, 볼보이의 패스를 받은 오리에가 곧장 모우라에게 스로인을 시도했다. 오리에의 패스를 받은 모우라가 날카로운 크로스로 케인의 동점골을 도왔다.

경기가 끝난 뒤 무리뉴 감독은 “그는 굉장히 훌륭한 볼보이다. 나도 10~16살 시절 좋은 볼보이였다. 그는 경기를 이해하고 흐름을 읽을 줄 아는 볼보이다. 그저 경기를 지켜보는 것이 아니었다. 경기가 끝난 뒤 라커룸으로 초대하고 싶었지만 만날 수 없었다”고 밝혔다.

15살 칼럼 하인스는 사실 ‘베테랑’ 볼보이다. 올 시즌 포함 여섯 시즌째 토트넘의 볼보이로 활약 중이다.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 완공 전 화이트 하트 레인 시절부터 웸블리 스타디움, 심지어 MK 돈스와의 리그컵 경기서도 볼보이 경험을 쌓았다. 지난 시즌 종료 후에는 손흥민이 직접 하인스에게 볼보이 활동증서를 건네기도 했다.

▲ 하인스에게 다가가 하이파이브는 물론 포옹까지 서슴지 않은 무리뉴 감독의 모습 / 사진: 스퍼스 TV 갈무리

이날 하인스의 어머니와 아버지도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의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봤다. 어머니 킬리는 토트넘 구단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도 경기장에 있었다. 무리뉴 감독이 하인스에게 다가가는 것을 봤다. 우리는 하이파이브 이상의 무언가를 기대하고 있지 않았다. 남편과 나의 휴대폰이 요동치기 시작했다”고 회상했다. 무리뉴 감독은 하인스를 칭찬하기 위해 하이파이브는 물론 가벼운 포옹까지 서슴지 않았다.

킬리는 “하인스가 미소를 지었다. 무리뉴 감독의 따뜻한 반응에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 하인스는 항상 자신이 터치라인에 앉아서 선수들의 플레이를 보며 많은 것을 배운다고 말한다. 나는 아들이 자랑스럽다”고 덧붙였다.

▲ 스로인을 준비하는 오리에에게 재빨리 공을 건네주는 하인스의 모습 / 사진: 스퍼스 TV 갈무리

하인스가 무리뉴 감독의 초대에 응하지 못했던 이유도 전해졌다. 하인스 가족은 에식스 주 레이온시(Leigh-on-Sea)에 살고 있는데,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과의 거리는 41.3 마일 자동차로 약 1시간 거리다. 이날 올림피아코스전은 런던 현지시간으로 저녁 8시(한국시간 오전 5시)에 킥오프했다. 다음날 학교에 가야 하는 하인스는 서둘러서 귀갓길에 오를 수밖에 없었다.

더욱이 하인스는 다음날 수학시험을 앞두고 있었다고. 하인스는 토트넘 구단과의 인터뷰에서 “집으로 가는 차 안에서 손전등을 비춰가며 수학 문제를 풀었다”고 밝혔다. 하인스의 ‘주경야독’1) (저녁 경기였으니 엄밀히 말하면 야경야독)에 감동(?)한 사우스엔드 고등학교 측은 수학시험을 하루 연기했다.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은 물론, ‘수학시험 연기’라는 행운을 잡은 하인스는 무리뉴 감독과 구단 측에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아직도 꿈을 꾸는 것 같다. 그저 할 일을 했을 뿐인데 말이다. 심지어 나는 골 장면을 보지 못했다. 상대 선수의 태클에 나간 공을 다시 주워오느라 바빴다. 함성이 들렸고, 뒤를 돌아보니 케인이 세리머니를 하고 있었다. 스크린의 리플레이를 통해 골장면을 봤다. 미소짓는 나의 얼굴이 보였다. 무리뉴 감독님이 나에게 그렇게까지 해주실 의무는 없었는데, 내 인생 최고의 날로 만들어주셨다. 나는 토트넘을 사랑한다. 평생 잊을 수 없는 순간이었다.”


1) 주경야독: 낮에는 농사를 짓고, 밤에는 공부를 한다는 뜻으로, 바쁜 틈을 타서 어렵게 공부함을 뜻한다.

정일원 기자  1one@beff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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