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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F TALK] ‘오세연’ 이상엽, 넘쳐서도 모자라서도 안 되는 감정으로① (인터뷰)“진지한 멜로 하고 싶었던 찰나 만난 ‘오세연’, 가슴 깊숙이 박혀 아팠죠”
김주현 기자 | 승인 2019.08.30 09:37
▲ 배우 이상엽이 '평일 오후 세시의 연인' 종영을 기념해 베프리포트와 만났다 / 사진: 웅빈이엔에스 제공

[베프리포트=김주현 기자] “깊숙이 박힌 드라마, 그래서 오래 생각날 것 같은 드라마…”

지난 28일 오전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마주한 배우 이상엽은 이렇게 말하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24일 막 내린 채널A 금토드라마 ‘평일 오후 세시의 연인(극본 유소정·연출 김정민·제작 팬엔터테인먼트, 스토리네트웍스, 이하 오세연)’을 떠올리자 자연스럽게 나온 행동이었다. 그는 “가슴이 뻥 뚫린 것 같은 요즘을 살고 있다”고 했다. ‘오세연’이 내세운 ‘서서히 깊숙이 스며들다’는 문구를 그는 실감한다고도 말했다. 극 중 캐릭터 윤정우에서 인간 이상엽으로 돌아오는 데에 시간이 좀 필요할 것 같다던 그는 실제로 몇몇 스케줄을 취소하고 누워있었단다. 아파서.

“이렇게 깊은 멜로를 한 게 처음이에요. 그만큼 몰입이 깊게 됐던 것 같아요. 매 작품을 할 때마다 끝나고 나서야 여운을 느끼는 편인데, 이번에도 그럴 것 같아요. 극 중 정우는 대사가 많이 없거든요. 대신 눈으로, 얼굴로 표현하죠. 상대였던 손지은(박하선 분)을 열심히 쳐다보는 것에 중점을 두고 연기했어요. 상대가 내 눈을 통해 감정을 느낄 수 있게끔요.”

▲ 배우 이상엽이 '평일 오후 세시의 연인' 종영을 기념해 베프리포트와 만났다 / 사진: 웅빈이엔에스 제공

살아 숨 쉬는 모든 생명체를 사랑하는, 눈빛이 맑고 선한 대안학교 생물 선생님. 인간에겐 별 관심이 없어 연애는 늘 뒷전이었지만 학부 졸업 후 만난 지금의 부인과 결혼했다. 욕심 많은 아내는 미국에서 공부를 해야 했던 터라 혼자 한국으로 돌아온 남자. 한국 최고의 대학에서 조교수 자리를 제안 받았다던 아내가 입국하는 날, 우연히 만난 손지은과 사랑에 빠진 사람, 바로 이상엽이 연기했던 윤정우다.

“소년스러움이 싹 빠진 멜로를 해보고 싶었죠. 그동안엔 코믹스러움이 약간 섞인 멜로를 했었어요. 그래서 처음부터 끝까지 진지한 멜로를 원하고 있었는데 마침 ‘오세연’이 눈에 들어왔어요. 감당이 안 될 것 같았지만, 한 번 해보고 싶었죠. 물론 불륜 미화에 대한 걱정도 있었어요. 이건 모든 배우들과 감독님이 우려하셨던 부분이에요. 불륜, 이해되지는 않지만 안타깝긴 해요. 극 중 모든 캐릭터들은 다 고통을 받았잖아요? 결말도 좋지만은 않았고요.”

그는 “원래 한 작품을 마치면 집에서 혼자 돌려보곤 하는데, ‘오세연’은 이상하게도 그러기가 좀 힘들 것 같다”면서 “‘대본과 그 상황을 내가 제대로 파악했나?’란 생각이 들더라. 그만큼 넘쳐서도 안 되고, 모자라서도 안 되는 감정이었다. 마지막까지도 ‘내가 잘하고 있는 건가?’란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순간순간 인간 이상엽이 보일까 걱정했다. 윤정우로 있는 그 자체가 쉽지 않았다. 그 감정을 유지하는 게 정말 어려웠다. 정우가 혼자 있는 장면들은 다 어두웠다. 윤정우의 분위기를 감당하는 게 쉽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정우와 지은이가 만날 때는 비가 자주 왔었어요. 그러한 분위기가 익숙해질 법도 한데, 결코 쉽지 않더라고요. 우스꽝스러워 보이면 안 된다는 강박도 컸거든요. 저는 ‘깨방정 떤다’고 할 만큼 밝은 사람이지만, 때론 과묵한 면도 있어서 최대한 그걸 보여드리려고 했어요. 윤정우로 있어서 힘들었지만, 위안이 되었던 건 하선 씨와 호흡했다는 거죠. 호흡 면에서는 지금껏 만난 여배우 중 최고였으니까요.”

▲ 배우 이상엽이 '평일 오후 세시의 연인' 종영을 기념해 베프리포트와 만났다 / 사진: 웅빈이엔에스 제공

자연스레 박하선을 언급한 그는 “하선 씨가 정말 힘들고 지칠 텐데도 내색하지 않고 스태프들을 챙기는 것을 보며 ‘아, 저래야 하는 구나’란 생각을 했다. 저도 많이 배웠다”며 “솔직한 말로, 과거의 저는 저만 생각했다. 하선 씨를 보면서 전체 흐름을 좀 보게 된 것 같다. 주인공은 얼마나 무거운지 다시 한 번 깨닫게 됐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이상엽은 “‘오세연’을 ‘센 멜로’로 기억해주시길 바란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오세연’은 깊숙이 스며들어 가슴이 뻥 뚫리면서 오래 여운이 남은 드라마다. 술이 많이 당기는 드라마였는데, 시청자 분들의 가슴 속에도 좋았던 멜로로 남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오세연’을 마친 이상엽은 오는 11월 방송 예정인 SBS 새 드라마 ‘굿캐스팅’ 출연을 확정했다. 그는 차기작에 관해 “여러 작품들이 들어오고 있는 것이 신기하다”며 “아직까지 모든 대본을 제대로 보지는 못했는데, 마음 가는 작품, 제가 좋아하는 작품을 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김주현 기자  kjkj803@beff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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