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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F TALK] ‘퍼퓸’ 신성록, 배우하길 잘했다① (인터뷰)“하나의 이미지로 각인되고 싶지 않아... 더 늦기 전에 로맨스 하고 싶었죠”
김주현 기자 | 승인 2019.07.27 00:01
▲ 배우 신성록이 KBS 2TV 월화드라마 '퍼퓸' 종영을 기념해 베프리포트와 만났다 / 사진: HB엔터테인먼트 제공

[베프리포트=김주현 기자] “‘과연 배우가 연기를 덜 할 수 있을까?’란 생각을 해요. 더하긴 해도, 덜하진 않을 거란 말이죠. 매 작품 잘하고 싶어요. 물론 잘하고 싶었는데 못할 순 있겠죠. 그래도 최선을 덜하진 않았다는 거예요. 이번에도 똑같이 최선을 다했고, 좋은 모습, 좋은 결과물을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지난 25일 오후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베프리포트와 만난 배우 신성록의 말이다. 그는 쉬지 않고 일하는 배우로 익히 잘 알려져 있다. ‘인생작’이라 할 만한 작품도 줄을 잇는다. 특히 2017년 전파를 탄 ‘죽어야 사는 남자’부터 시작해 ‘리턴’, ‘황후의 품격’ 그리고 23일 종영한 ‘퍼퓸(연출 김상휘·극본 최현옥)’까지, 그는 ‘배우 신성록’의 존재감을 확실하게 드러내왔다.

‘퍼퓸’은 그에게 좀 더 특별하다. 데뷔 후 첫 원톱 주연이었기 때문. ‘별에서 온 그대’, ‘리턴’, ‘황후의 품격’ 등에서 보여준 악역의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달콤한 순정파 캐릭터를 연기한 것도 오랜만이었다. 창의적으로 섬세하게 병들어버린 천재 패션 디자이너, 그럼에도 첫사랑 민재희(하재숙 분)를 29년 동안 잊지 못한 남자 서이도 역을 연기한 그는 “‘신성록이 이런 연기도 할 수 있구나’란 걸 보여드린 것 같아 뿌듯하다”며 “그간 로맨스 연기를 보여드린 적이 드물었기 때문에 이런 기회가 흔치 않을 것 같았다. 제가 서이도를 연기하면서 뻔하지는 않겠다는 자신감도 있었다”고 말했다.

▲ 배우 신성록이 KBS 2TV 월화드라마 '퍼퓸' 종영을 기념해 베프리포트와 만났다 / 사진: HB엔터테인먼트 제공

“원톱 주연이요? 사실 ‘남자 2번’을 연기할 때와 다른 점은 잘 모르겠더라고요. ‘내가 원톱이니까 이번엔 이렇게 연기해야지!’란 생각은 안 했던 것 같아요. 다만 제가 해오던 방식 중 가장 베스트를 꼽긴 했죠. 제가 출연하는 작품이니 잘 되면 좋잖아요? (웃음) 제 상상력을 담아 시청자 분들에게 익숙지 않은, 새로운 그림을 보여드리는 게 목표였는데 그게 마음처럼 잘 된 건 아니지만, 만족스러워요.”

그는 “서이도란 캐릭터가 화술이 남다르지 않나. 긴 대사를 쏟아내는 게 좀 힘들었다. 속도감 있게 해야 했고, 그러다 보니 제 발성과 발음의 문제점을 깨닫게 됐다. 일종의 공부였던 셈이다. 단점을 발견한 뒤 공부하는 이러한 것들이 배우로서의 무기를 장착하게 한 것”이라며 “미션이라고 봐주시면 될 것 같다. 하다 보니 자연스레 연기 공부가 됐다. 늘 해왔던 캐릭터에서 변주를 했고. 아예 결이 달랐기 때문에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었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새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갈증이 있었거든요. 악한 연기를 하니까 (무섭게) 생겼다고들 하시는데, 제 안에 그런 면만 있는 건 아닙니다. (웃음) 제가 계속 악역만 한다면 시청자 분들이 ‘왜 신성록을 자꾸 봐야하지?’란 의문을 가지실까 걱정스러웠어요. 뻔하고 비슷한, 그래서 편안한 연기만 하다보면 도태될 것 같더라고요. 모든 배우들의 고민일 거예요.”

신성록은 “제작진 분들이 저에게 특별히 주문한 건 없었다. 차기작인 ‘배가본드’ 촬영 때문에 대본 리딩 날 처음 뵀었는데, 제 연기를 보고 작가님께서 ‘너무 좋다. 제가 생각했던 서이도를 성록 씨가 해주시고 계신다’고 해주셔서 힘을 얻었다”며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하기보다는 감독님, 작가님이 의도하신 대로 연기하려 했다. 그저 잘하려고 했던 게 좋은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었던 비결이지 않나 싶다”고 덧붙였다.

▲ 배우 신성록이 KBS 2TV 월화드라마 '퍼퓸' 종영을 기념해 베프리포트와 만났다 / 사진: HB엔터테인먼트 제공

이렇게 연기를 잘하는데, 그에게도 슬럼프가 왔었단다. 30대가 되던 해에 “연기에 재능이 없다”고 스스로를 자책했다던 신성록은 “이제 내려놓은 것 같다. ‘연기를 잘하는 것은 좋지만 꼭 누굴 이겨야만 하나?’, ‘원하는 수치, 값을 정해놓고 이걸 이뤄야만 잘하는 걸까?’란 생각을 버리게 됐다”면서 “그 생각, 슬럼프 자체가 나에겐 원동력이 됐다. 그러다 보니 얼굴도 좋아지고 연기력도 좋아지더라. 연기할 때 가장 행복한데, 계속 행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싶다”며 웃었다.

“저는 다른 직업을 한 번도 가져본 적이 없어요. 이제와 배우를 그만 두면 기술 배워야하는데 그게 어디 쉽나요? 제 기력도 다 쇠해졌는데. (웃음) 절 아직 찾아주시고, 제 연기를 봐주시는 분들이 있어서 늘 감사해요. 작품이 저 혼자만을 위한 건 아니지만, 그 강박에서 벗어나 더 즐겁게 놀려고 해요. 그게 관객, 시청자를 위한 길인 거죠.”

인터뷰 말미, 신성록은 “하나의 이미지로 각인되고 싶지 않다”고 힘주어 말했다. “능력이 되는 데까지 다양한 역할을 맡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다시 입을 연 그는 “차기작은 올 9월 방송되는 ‘배가본드’이다. 그리고 연말에 뮤지컬도 하나 할 것 같다”며 “앞으로도 영화, 뮤지컬, 드라마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이곳저곳에서 연기하고 싶다. 모든 작품이 인생작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김주현 기자  kjkj803@beff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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