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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F이슈] 정정용호의 승부수, ‘김정민’보다 ‘조합’이 아쉬웠다
정일원 기자 | 승인 2019.06.16 15:54
▲ 우크라이나전 대한민국의 선발 라인업 / 사진: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공식 소셜미디어 갈무리

[베프리포트=정일원 기자] 새로운 역사다. 대한민국이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남자축구 대회서 결승무대를 밟은 건 이번 20세 이하 대표팀이 처음이다. 준우승도 박수받아 마땅한 결과이지만, 내친김에 우승까지 바랐던 축구팬들로서는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는 결과였다.

정정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20세 이하 남자축구 대표팀은 16일(한국시간) 폴란드 우치 스타디움서 펼쳐진 ‘2019 FIFA 20세 이하 월드컵’ 우크라이나와의 결승전서 1-3으로 패했다. 전반 5분 만에 터진 이강인의 페널티킥 선제골로 기선을 제압한 한국은 내리 3골을 허용하고 아쉽게 역전패를 당했다.

정정용 감독은 우크라이나를 공략하기 위해 이번 대회 플랜A인 3-5-2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최전방에 오세훈과 이강인을 투톱으로 배치했고, 최준-조영욱-김정민-김세윤-황태현이 중원을 구축했다. 이재익-김현우-이지솔이 백3 수비진을 형성했고, 골문은 이광연이 지켰다.

정정용 감독은 수비 시 5-4-1 탄탄한 수비블록을 구축하는 우크라이나를 공략하기 위해 공격 빌드업에 강점이 있는 ‘김정민 카드’를 선발로 내세웠다. 김정민을 축으로 조영욱과 김세윤이 왼쪽과 오른쪽에 포진하면서 상당히 공격적인 중원 조합이 완성됐다.

한국은 전반 5분 만에 김세윤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이강인이 침착하게 마무리하면서 1-0 리드를 잡았다. 이른 시간 선제골을 뽑아낸 한국은 엉덩이를 뒤로 빼고 수비에 치중했다. 이번 대회 내내 ‘지키는 축구’를 성실하게 수행해왔기에, 한국이 수비를 위해 내려앉은 구도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한국과 비슷하게 선 수비 후 역습에 강점이 있는 우크라이나는 한국이 수비적으로 내려앉으면서 의도치 않게 공격 일변도로 나서게 됐다. 한국이 빡빡한 수비블록을 구축한 상황에서 우크라이나가 점유율을 65%까지 끌어올리며 경기를 주도했지만, 역습이 아닌 지공상황에서 잦은 패스미스를 범하는 등 이렇다 할 공격 기회를 잡지 못했다.

▲ 대한민국 남자축구 역사상 최초로 FIFA 주관대회서 준우승을 차지한 정정용호 / 사진: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공식 소셜미디어 갈무리

우크라이나가 공세를 취하자, 한국이 중원 싸움에서 밀리기 시작했다. 김정민과 함께 중원에 포진한 조영욱과 김세윤은 공격수 출신답게, 역습 상황에서 드리블 등을 통해 위협적인 전개를 보여줬다. 그러나 수비적인 상황에서는 다소 활동량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고, 자연히 수비적인 부담은 김정민에게 가중됐다.

정정용 감독은 대회를 치르면서 김정민의 파트너로 수비력과 활동량이 뛰어난 정호진 등을 파트너로 내세우며 결과를 이끌어냈다. 실제 김정민은 홀로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에 설 때보다 파트너와 함께 했을 때 좋은 경기력을 이끌어냈다. 수비적인 부담이 덜한 상황에서 보다 공격적으로 나설 때 김정민의 강점이 극대화됐던 것이다. 그런데 우크라이나전에서는 빌드업뿐만 아니라 수비까지 책임져야 했기에 과부하가 걸릴 수밖에 없었다.

기본적으로 김정민은 피지컬과 패스 능력은 갖췄지만, 체력과 수비력은 떨어진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정정용 감독은 전반 막판 이강인을 중원으로 끌어내리는 고육지책을 썼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했다. 이에 후반전 시작과 함께 김세윤 대신 엄원상을 투입, 4-2-3-1 포메이션으로 변화를 꾀했다. 포백으로 전환되면서, 스리백의 스위퍼였던 김현우가 전진해 김정민과 3선에서 호흡을 맞췄다.

후반 초반 김정민의 파트너로 김현우가 올라오면서 한국은 공격 주도권을 쥐었다. 김정민은 전반전보다 높은 위치에서 공을 만졌고, 전반전에 실종됐던 특유의 롱패스 등을 선보이며 빌드업에 일조했다. 2선 공격형 미드필더 위치서 자유로운 움직임을 가져간 이강인까지 빌드업에 가세하면서 전반전보다 유기적인 공격이 이루어졌다.

한국이 파상공세를 취하자, 우크라이나는 간결한 역습을 통해 수비 뒷공간을 노렸다. 후반 7분 역습 상황서 김현우가 커팅을 시도한 것이 상대 공격수 수프리아하를 향했고, 수프리아하가 오른발로 마무리해 역전골을 뽑아냈다. 한국은 후반 막판 치타이슈빌리에게 쐐기골을 내주고 무너졌다. 공격 상황서 김현우의 패스미스가 나왔고, 공을 따낸 치타이슈빌리가 단독 돌파 후 왼발로 마무리했다.

결과적으로 김현우를 김정민의 파트너로 끌어올린 것이 효과를 보지 못했다. 후반 초반 김현우는 김정민보다 낮은 위치에서 안정적인 빌드업을 선보이며 공격에 활기를 불어넣었지만, 후반 중반 이후 급격하게 체력이 소진됐다. 대회 내내 스리백의 스위퍼 역할을 수행했던 김현우가 후반전 갑작스럽게 수비형 미드필더로 포진하면서 체력에 한계가 온 것이다.

정정용 감독은 김현우 대신 왕성한 활동량이 강점인 정호진을 비롯해 고재현, 박태준 등을 교체 투입할 수 있었다. 그러나 교체카드 1장을 아껴 후반 18분 조영욱 대신 전세진을 투입해 공격 쪽에 무게중심을 뒀다. 그러나 전세진 교체카드는 효과를 보지 못했고, 그 사이 3선에 터를 잡은 김현우와 김정민의 체력은 바닥이 났다. 아예 김정민을 뺄 수도 있었지만, 정정용 감독은 김정민의 예리한 패스 한방을 끝까지 믿었다.

▲ 대한민국 남자축구 사상 최초로 FIFA 주관대회서 골든볼을 수상한 이강인 / 사진: FIFA 공식 소셜미디어 갈무리

경기 종료 후 일부 축구팬들과 네티즌들은 김정민의 개인 소셜미디어를 찾아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경기력을 근거로 한 비판부터, 인신공격을 비롯한 원색적인 비난도 이어지고 있다. 비록 김정민이 기대 이하의 경기력을 보여줬지만, 어느 특정 선수를 패인으로 지목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정정용 감독은 이번 20세 이하 월드컵 내내 ‘하나의 팀’을 강조해왔다. 우크라이나와의 결승전 패배도 하나의 팀으로서 패한 것이지, 어느 한 선수의 부진으로 인한 패배가 아니다.

우크라이나가 한국보다 피지컬이나 조직력 측면에서 뛰어난 모습을 보였다. 30도가 넘는 무더위 속에서 한국보다 체력적으로 준비가 더 잘 되어 있었다. 더 나은 팀을 꺾기 위해 정정용호는 나름의 전략을 세웠고, 단지 그 전략이 통하지 않았을 뿐이다. 분명 김정민을 중심으로 꾸려진 중원 조합에 아쉬움이 남긴 하지만, 이것은 결과론적인 이야기다. 정정용호의 의도는 명확했고, 강팀을 상대로 선전을 펼친 것엔 변함이 없다.

한편, 대한민국 남자축구의 새로운 역사를 쓴 정정용호는 오는 17일(월) 낮 12시 서울광장서 펼쳐지는 환영행사를 통해 축구팬들을 만난다. 골든볼을 차지한 이강인 등 주축선수들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들에게 따뜻한 격려와 박수가 돌아가야 한다. 정정용호는 ‘원맨팀’이 아니라 ‘원팀’으로 싸웠기 때문이다.

정일원 기자  1one@beff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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