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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F TALK] 정일우 “‘해치’ 전후로 인생을 배웠죠”① (인터뷰)“현재에 충실한 삶, 그게 바로 행복... 좋은 사람과 좋은 시간 보내야죠”
김주현 기자 | 승인 2019.05.02 13:50
▲ 배우 정일우가 SBS '해치' 종영을 기념해 베프리포트와 만났다 / 사진: J1int 제공

[베프리포트=김주현 기자] 지난해 11월 소집 해제된 배우 정일우를 만났다. 일찌감치 SBS ‘해치(연출 이용석·극본 김이영)’ 출연을 앞뒀던 만큼 복귀에 대한 열의가 컸던 그였다. 정일우는 “‘해치’ 전후로 인생을 배웠다”고 했다. 요양원에서 대체 복무를 했을 때, 그리고 ‘해치’ 촬영을 하면서, 이젠 ‘해치’를 마치고… 정일우는 “‘받아들여야 할 게 있다’는 걸 배웠다. 인생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고 털어놨다.

지난달 30일 종영한 SBS 월화드라마 ‘해치’에서 영조 역을 맡아 열연한 그는 “이번엔 얼굴과 눈으로 연기하지 않으려고 했다. 제가 시트콤과 로맨틱 코미디를 해오면서 표정이 과해지곤 했는데 이번만큼은 마음으로, 진정성 있게 연기해보고 싶었다”며 “그걸 좋게 봐주셨던 것 같다. 특히 감독님께서도 제가 중점에 뒀던 부분을 짚어주셔서 감사했다”고 말했다.

‘해치’는 천한 무수리의 몸에서 태어난 왕자 연잉군 이금이 열정 가득한 과거 준비생 박문수, 사헌부 열혈 다모 여지, 저잣거리의 떠오르는 왈패 달문과 함께 힘을 합쳐 대권을 쟁취하는 과정을 그린 드라마다. 대부분 사극에서 말년기의 영조를 그렸던 것과 달리, ‘청년 영조’에 초점을 맞추면서 차별화를 뒀다. 왕이 되고 탕평책을 펼쳐 정치에 파란을 일으키는 과정이 담겼다.

“제가 대체 복무할 때 만났던 사람 중에 역사를 공부하던 친구가 있었어요. ‘해치’ 출연을 확정짓고 그 친구와 많은 이야기를 나눴죠. ‘영조는 어떤 사람일까?’에 대해서요. 물론 영조와 관련된 책도 많이 읽고, 작품도 다 봤어요. 하지만 작가님께선 ‘그 동안의 영조는 다 잊으라’고 하셔서 ‘멘붕’이 왔었어요. 영조는 분명 실존 인물이지만, 저희는 그 시대를 살지 않았잖아요. 큼지막한 사건을 그대로 가져가되 영조를 재창조시켰던 게 굉장히 인상 깊었죠.”

▲ 배우 정일우가 SBS '해치' 종영을 기념해 베프리포트와 만났다 / 사진: SBS 제공

그는 “극 중 ‘왕은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중심을 잡고, 자기가 앞서 나가기보다는 그걸 받아들이는 사람’이란 대사가 있는데, 그런 대사가 참 와 닿았다”면서 “특히나 백성을 돌보고 아픈 백성들을 찾아가는 과정이 제가 연기했지만 참 멋있더라. 그런 왕이 되는 건 쉽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제가 이번 캐릭터를 분석하면서 느낀 게 많아요. 영조는 철두철미하고 냉정한 왕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제가 그리고자 했던 영조는 감성적이면서 타인의 삶을 이해하고, 그 감정을 전달하려고 했던 인물이거든요. 백성들을 생각하는 마음, 타인을 생각하는 마음을 가지면서 ‘왜?’란 의문을 가지려고 하지 않았어요.”

정일우는 “이렇듯 제가 ‘해치’에 너무 몰입하다 보니 이동할 때 봤던 강원 산불의 기사가 너무나 아프게 다가왔다”며 “한순간에 집을 잃은 분들을 생각하니 무엇이라고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곧바로 (구호단체에) 전화를 해서 기부를 했다. 타 연예인 분들도 기부에 동참해주셔서 뿌듯했다. 그게 바로 ‘해치’의 힘이지 않았나 싶다”고 덧붙였다.

‘해치’는 정일우에게 ‘좋은’ 질문을 던졌다. 좋은 대본, 좋은 제작진, 좋은 배우들을 만났다던 그는 “좋은 사람들과 좋은 시간을 더 많이 보내야겠다”고 다짐했단다. 요양원에서 대체 복무를 하며 떠나보낸 어르신, ‘해치’ 촬영 중 갑작스럽게 죽음을 맞이한 강아지… 정일우는 인터뷰 중간 잠깐 말을 멈췄다. “미안했어요. 제가 ‘해치’ 촬영으로 바빴던 동안 절 기다렸던 거죠. 강아지가 문 앞에서 죽었다고 하더라고요. 절 기다린 거예요.”

▲ 배우 정일우가 SBS '해치' 종영을 기념해 베프리포트와 만났다 / 사진: J1int 제공

정일우는 “이번 작품을 통해 ‘인생은 받아들여야 한다’는 걸 배웠다. 살아있는 그 시간을 감사히 즐기고, 내 곁에 있는 사람들과 좀 더 좋은 시간을 보내야겠다는 걸 느꼈다”며 “인생을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나중에 뭘 어떡하지?’ 이게 아니라, 현재에 충실하게 살아가는 게 행복한 일인 것 같다”고 강조했다.

“요양원에서 일하면서 제가 모시던 어르신들도 떠나셨고요. 그건 제가 붙잡는다고 되는 일이 아니거든요. 인생무상… 이런 생각도 들었는데, 극 중에서도 많은 사람들을 떠나보내게 됐어요. 극 중 아버지도 떠나고, 동생도 죽고, 형도 죽고, 그런 와중에 ‘난 왕이 되어야겠다!’하고 극복해나가는 서사잖아요. 제가 21부쯤에 눈이 퉁퉁 부어서 나왔어요. 프로가 그러면 안 되는 건데, 도저히 감정 조절이 안 되더라고요. 그게 좀 힘들었어요.”

그래도 씩씩했다. 다시 씩 웃어 보인 정일우는 “소집 해제 전후로 많은 게 바뀌었더라. 30대가 되어서 그런지, 확실히 20대 때완 체력이 달라진 것 같다”며 “소리 지르는 장면이 많아 성대결절도 오고, 병원에서 링거도 많이 맞았지만, ‘영조도 이런 위기를 극복해나갔듯이 나도 한 번 해보자!’란 각오를 다졌다. 어느 때보다 힘들었지만 그래서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작품이 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김주현 기자  kjkj803@beff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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