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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F TALK] 정준호 “강준상, ‘SKY 캐슬’의 민낯 보여주는 캐릭터죠”① (인터뷰)“연기 생활 25년간 이렇게 큰 사랑은 처음... 차기작 선택에 기분 좋은 부담되기도”
김주현 기자 | 승인 2019.02.03 00:28
▲ 배우 정준호가 'SKY 캐슬' 종영에 앞서 베프리포트와 만났다 / 사진: JTBC 제공

[베프리포트=김주현 기자] “연기 생활 25년 가까이 되는데, 이렇게 관심을 받은 드라마는 처음인 것 같습니다.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주위에 계신 분들이 저에게 ‘혜나를 죽인 범인이 누구냐’, ‘혜나는 그래서 누구 딸이냐’고 물으시는데, 이렇게 이슈가 됐던 드라마를 두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행복합니다.”

지난달 29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배우 정준호는 지난 1일 종영한 JTBC 금토드라마 ‘SKY 캐슬(연출 조현탁·극본 유현미)’의 인기에 감격스러워했다. 드라마 종영 전, 모든 촬영을 마치고 취재진과 마주한 그는 “작품을 4, 5개월 집중해서 했더니 이렇게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며 “종영이란 산꼭대기에 깃발을 꽂고 배우, 작가, 감독이 합심해 달린 덕분”이라고 말했다.

정준호는 어떤 배우인가. 1995년 MBC 24기 공채 탤런트로 배우 생활을 시작, 드라마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내 생애 마지막 스캔들’, ‘아이리스’, ‘네 이웃의 아내’ 등을 비롯해 영화 ‘두사부일체’, ‘가문의 영광’, ‘공공의 적2’ 등 굵직한 작품 등에 출연했다. 그런 그에게도 ‘SKY 캐슬’만큼은 남다른 의미라고 했다. 그는 “처음부터 우왕좌왕하지 않고 어떻게 연기할지, 어떻게 연출할지, 어떤 대본을 만들지 고민했던 배우, 작가, 감독의 삼합이 아주 잘 맞아떨어졌다”면서 “전 국민의 관심사였던 교육 문제를 다룬 것도 ‘SKY 캐슬’ 인기에 한 몫 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 배우 정준호가 'SKY 캐슬' 종영에 앞서 베프리포트와 만났다 / 사진: 공감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런 정준호는 ‘SKY 캐슬’에서 한서진(염정아 분)의 남편이자 엘리트코스를 밟아온 주남대학병원 정형외과 교수 강준상 역을 맡았다. 강준상은 학창시절 내내 전교 1등을 놓치지 않으며 의사로 커왔고, 어머니의 뜻에 따라 병원장을 노렸지만 존재를 몰랐던 딸 혜나(김보라 분)의 죽음과 딸 예서(김혜윤 분)가 받은 정신적 충격을 계기로 자신의 잘못을 깨우치고 캐슬을 떠나게 된다. 성공밖에 모르던 그의 질주가 멈추면서 큰 감정의 변화가 생겼다. 정준호는 강준상을 자신만의 색깔로 녹여내 ‘강준상 그 자체’가 됐다는 호평을 받았다.

이에 정준호는 “강준상은 천상천하유아독존이 아닌가. 강준상을 연기하며 ‘남의 고통이 내 행복이 될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 속된 말로 남을 이기고 올라가야한다는 건데, 연기하면서도 ‘내 자식은 이렇게 키우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도 “대본을 두 번, 세 번 읽다 보니 강준상의 감정이 이해가 되더라. 캐슬 속 사람들의 민낯을 보여주기 위해 강준상이란 캐릭터가 이렇게 탄생한 것 같더라. 강준상이 너무 유치한 것 같았는데, 극이 흘러가면 흘러갈수록 전적으로 작가님을 믿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인간 정준호랑은 좀 다른 면이 있어요. 저는 어울려 사는 걸 좋아하거든요. 강준상은 극한 캐릭터죠. 저는 남한테 양보도 잘 해요. 다만 강준상은 ‘SKY 캐슬’의 단면을 보여주기 위해 이렇게 된 것 뿐이에요.” (웃음)

정준호는 강준상을 연기하며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으로 그의 어머니 윤여사(정애리 분)에게 대드는 씬을 꼽았다. ‘나이 50 먹고 앞가림 못하는, 앞만 보고 달릴 줄 알았던 강준상의 낯’을 그대로 보여주는 대목이었다고. 혜나가 친딸인 줄 모르고 수술을 거부한 뒤 나중에서야 모든 진실을 알게 된 강준상은 어머니를 찾아가 “병원장 되라고 해서 그거 해보려고 기를 쓰다가 내 새끼인 줄도 모르고 죽였다”며 오열했다. 이에 대해 그는 “작가 선생님께서 강준상의 내면을 잘 파악하셨던 것 같다”고 운을 뗀 뒤 “출세하는 의사에 늘 1등만 하던 강준상이 그 나이에도 엄마에게 투정을 부리고 오열하는 장면을 통해 ‘SKY 캐슬’의 교훈을 주려던 게 아닌가 싶다. 호텔 커피숍에서 그 장면을 찍으면서 저도 많은 생각이 들었다”고 회상했다.

▲ 배우 정준호가 'SKY 캐슬' 종영에 앞서 베프리포트와 만났다 / 사진: 방송화면 캡처

“강준상은 탄탄대로 인생을 살았던 거죠. 적어도 혜나라는 존재를 알기 전까지는요. 혜나가 어떻게 보면 인생의 걸림돌이기도 했던 건데… 제가 본 강준상은, 이 친구도 상황 파악을 못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그냥 자기도 자기 엄마한테 따졌던 거죠. 성공밖에 몰랐는데 혜나가 죽고 나니 모든 게 무너지는 강준상의 그런 환경을, 작가 선생님께서 잘 만들어주셨어요. 다양하지 못했던 강준상의 감정이 화약을 맞은 듯 터져버린 거예요.”

강준상의 입장을 이해하면서도, 또 한편으론 이해할 수 없다던 그에게 물었다. 혜나가 친딸인 것을 알았다면 과연 수술을 했겠느냐고. 정준호는 한참 고심하더니 “강준상이 혜나가 친딸인 걸 알았어도 강준상이었기 때문에 고민했을 것”이라며 “저도 강준상에 몰입해서 그런가. 헷갈리는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인터뷰 내내 시청자들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다. 시청자들이 결말에 대해 나름대로 추측한 일명 ‘스포’를 꽤 찾아봤다던 그는 “드라마가 이렇게 관심을 받는 것이 신기했다. 아까 말씀드렸듯 감독, 작가, 배우들의 목표가 일정했기 때문에 이런 큰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것 같다”며 “마지막 촬영 땐 정말 많은 분들이 나와서 구경하셨다. 모든 게 끝난 후 하늘을 딱 쳐다봤는데, 온갖 감정이 교차했다. ‘SKY 캐슬’이 끝나면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하는지 막막했다”고 털어놨다.

“‘SKY 캐슬’의 모든 장면을 기억해주시는 분들에게 정말 감사하죠. 사실 최근에도 전화가 자주 와요. 지인 분들이 ‘나 정준호랑 친해!’ 이런 다음에 영상 통화를 거시더라고요. 제가 딱 수염 있는 채로 인사를 드리면 다들 좋아해주세요. 이런 기회가 또 언제 올까요? (웃음) 다음 작품도 신중히 고르려고 합니다. 기분 좋은 부담이 되는 것 같아요. 제 연기에 기대를 많이 해주시니까 더 좋은 작품 골라서 더 좋은 연기 보여드려야죠.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앞으로도 많이 응원해주세요.”

김주현 기자  kjkj803@beff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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