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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F TALK] 두번째달 “추억의 한 페이지를 장식해드리고 싶어요” (인터뷰)크로스오버·퓨전 밴드 두번째달 인터뷰
김주현 기자 | 승인 2018.12.28 14:56
▲ 밴드 두번째달이 베프리포트와 만나 두번째달만의 음악에 대해 이야기했다 / 사진: 모스트컬쳐 제공 

[베프리포트=김주현 기자] 밴드 두번째달은 조금 특별하다. 김현보(리더, 기타, 만돌린), 박진우(베이스), 최진경(키보드, 아코디언), 백선열(드럼, 퍼커션), 조윤정(바이올린), 이영훈(기타) 등 총 여섯 명으로 이루어진 두번째달은 대한민국의 크로스오버, 퓨전 밴드를 표방한다. 쉽게 말해, 연주를 전문으로 하는 밴드다. 두 번째달은 몰라도 두 번째달의 음악은 꼭 한 번 들었을 법하다. 그런 그들을 지난 21일 오전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삼삼오오 도착한 멤버들은 평창에서 받은 롱패딩을 나란히 입고 있었다. 이들은 지난 2월 25일 평창올림픽 폐막식 무대에 오른 바 있다. 그들은 “올 한 해 많은 일을 했지만, 폐막식 무대에 오른 게 가장 뜻깊다”고 자랑하면서 “평창 롱패딩이 갖고 있는 옷 중 가장 따뜻하다. 두 번째달의 교복처럼 입고 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Q. 지난 15일 ‘유희열의 스케치북’에 나왔었죠.
A. 김현보 : 두번째달이 ‘유희열의 스케치북(이하 유스케)’ 시작 전에 나온 밴드예요. ‘자우림의 뮤직웨이브’ 이럴 때 나온 밴드니까... 사실 ‘유스케’에 나갈 수 있었다는 게 재미있었죠.
이영훈 : 저희가 15년이 됐더라고요. 여러 가지 음악을 하다 보니 곡이 많이 쌓였어요. 그게 팀의 역사지 않나… 그 점이 가장 뿌듯해요.

Q. 그럼 일부러 방송 활동을 꺼리셨던 건가요?
A. 이영훈 : 그럴 리가. 들어오면 다 해요. (웃음)

Q. 두 번째달은 방송보다 공연에 강한 팀이죠. 마침 오는 31일 단독 공연을 하신다고 들었어요.
A. 최진경 : 저희를 BGM으로만 접하시는 분들에게 측은지심이 들어요. 안타까움이 든다고 해야할까요? (웃음) 두 번째달의 음악은 공연장에서 들어야 해요. 저희가 올 한 해 ‘춘향가’로 활발히 활동한 만큼 ‘춘향가’를 비롯해 다른 음악들도 연주할 예정이에요. 저희 음악 중에 정말 유명한 곡이 많거든요. 그런데 공연장에 안 오시면 이게 저희 노랜지 모르고 그냥 지나치실 수 있는 거잖아요. 연주 음악을 들으시면서 1년을 되돌아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되실 거예요.
김현보 : 연주 음악을 들려드리는 자리지만, 분명 보컬이 있는 듯한, 꽉 찬 느낌을 받으실 수 있을 거예요.

▲ 밴드 두번째달이 베프리포트와 만나 두번째달만의 음악에 대해 이야기했다 / 사진: 모스트컬쳐 제공

Q. 그렇다면 연주 음악만의 매력은 무엇일까요?
A. 백선열 : 가사가 없다는 그 자체가 매력이죠. 가사가 들리면 가사를 자꾸 생각하게 되잖아요. 그러면 악기의 소리는 잘 안 들린단 말이에요. 그런데 음악만 있으면 악기를 다 떠올리게 되거든요. 참 재미있는 음악이에요.
이영훈 : 이건 ‘유스케’에서도 했던 말이에요. 가사가 있으면 창작자가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았든 가사 내용을 강요받게 돼요. 그런데 연주 음악은 듣는 사람이 해석할 수 있죠. 잠자기 전에 들으면 잠이 잘 오는 음악이 될 수도 있고, 화장실에서 들으면 또 상쾌한 음악이 될 수도 있는 거죠. 받아들이는 분들의 나름의 해석을 볼 수 있어요. 각자의 이야기를 만들 수 있다는 게 연주 음악의 가장 큰 매력이지 않을까요? 어떻게 보면 단점일 수도 있겠지만.

Q. 두번째달은 연주 음악과 민속 음악을 하는 밴드잖아요. 그럼 각 나라의 문화도 공부하시나요?
A. 김현보 : 세계 음악의 동향을 파악하지는 못 해요. 전통 음악에 기반을 두고, 거기에 민속 음악을 더하는 식이니까요. 민속 음악은 음악의 재료일 뿐이죠. 사실 겁 없이 시작을 했죠. 그러니까 자꾸 시류에 집착하게 되더라고요. 그러면 끝이 없어요. 너무 어렵기도 하고요.
최진경 : 그렇죠, 듣기도 어려워지죠.
김현보 : 밴드에 있어서 그러한 바탕이 엄청난 요소로 작용하기까지엔 멀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젠 멤버들의 취향에 맡기는 편이에요.
이영훈 : 사실 각 나라의 문화를 모두 반영하기란 불가능하다고 생각해요. 각 나라의 전통 음악은 음악만 담겨있는 게 아니라 문화 그 자체가 담겨있는 거거든요. 저희가 보여지는 걸 연마할 순 있겠죠. 하지만 그 속에 담긴 의미까지 파악하는 건 너무 어렵죠.
최진경 : 두 번째달은 장르를 깊게 파고든다기보다는, 기본적으로 두번째달만의 테마를 갖고 그런 요소를 차용하는 밴드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Q. 그렇군요. 올 한 해는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국악과 함께 하셨죠.
A. 김현보 : 국악은 두번째달의 시작부터 염두에 뒀었던 장르였어요. ‘언제 한 번 해보자’란 생각이 있었는데, 마침 좋은 기회가 생긴 거죠.

Q. 이번엔 밴드에 초점을 맞춰볼까요? 올 한 해는 밴드 계에 안타까운 일이 있었어요. 해체도 많이 했고요.
A. 최진경 : 저희도 밴드다 보니 그런 흐름에 대해 이야기를 한 적 있어요. 사실 저희는 (해체에 대한 이야기를 할) 시간을 지나지 않았나 싶어요. 멤버 별로 나눠서 활동했던 시기도 있었고요. 탄탄해지고 단단해진 느낌이 있거든요.
김현보 : 저희 역시 두번째달로서 해야 할 음악에 대한 명확한 선 같은 걸 만들게 된 것 같아요. 음악에 대한 공감대가 생기기도 했고요.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명확하게 구분하는 거죠.
이영훈 : 되게 중요한 이야긴 것 같아요. 각자가 두번째달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자가 하고 있는 음악들이 또 따로 있거든요. 하고 싶은 것도 있고요. 그걸 두번째달 안으로 갖고 오진 않는 것 같아요. 각자 알아서 해야 하는 거니까요. 각자의 욕망은 알아서 풀어야 해요. 그걸 멤버들에게 강요하지 않아요.
최진경 : 그렇죠. 두번째달로서만 할 수 있는 게 있으니까요.
김현보 : 지금까지는 개인이 음악하는 것보다 두번째달로 했을 때 더 확률이 높았어요. (웃음) 잘 살아남고 있는 거죠.

▲ 밴드 두번째달이 베프리포트와 만나 두번째달만의 음악에 대해 이야기했다 / 사진: 모스트컬쳐 제공

Q. 할 수 있는 음악, 할 수 없는 음악을 구분한다는 게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일까요?
A. 이영훈 : 저희가 어떤 음악을 했을 때 좋고 싫음이 있을 수 있잖아요. 두번째달도 처음엔 그 사이의 간극이 있었죠. 세월이 지나니까 사람들의 그런 반응 대신, 두번째달스러운 사운드를 생각하게 됐어요. 다행인 건, 두번째달은 얇고 오래 가는 밴드로 남을 예정이에요. (웃음)
김현보 : 두번째달 음악은 두번째달에게 특화되어 있어요. 이젠 어려운 건 없죠.

Q. 얇고 오래 가는 밴드란 말이 좋네요. 앞으로의 두번째달은 어떤 모습일까요?
A. 이영훈, 백선열 : 오래 됐고 그래서 나이도 많고, 그래서 각자 책임져야 할 것들이 점점 많아져요. 음악뿐만 아니라 개인적인 삶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건 평범한 거예요. 아프더라도 크게 아프지 않는 거죠. 벌써 오십견이 있는 멤버도 있고요. (웃음) 다들 연주는 할 수 있을 만큼 건강했으면 좋겠어요.
김현보 : 추억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으면 좋겠어요. 저희가 2015년에 공연을 했을 때 ‘와, 싸이월드 BGM이었는데…’란 반응을 보여주신 관객이 많았어요. 싸이월드처럼 앞으로의 추억도 장식해드리고 싶은데, 그게 참 어렵더라고요. 두 번째달이 음악으로 추억을 만들어드린 것처럼, 앞으로도 딱 한 페이지 더, 그 추억을 만들어드리고 싶네요.
최진경 : 그러려면 어떻게 해야하지?
김현보 : ‘존버(생존 중심의 버티기)’하는 밴드로 남아야지. (웃음)
조윤정 : 연말이어서 그런지 그런 생각은 많이 들어요. ‘어떻게 이렇게 팀을 오래하냐…’ 사실 언니오빠들이 정말 너무 좋아요. 이 지금의 관계가 10년이 지나고 20년이 지나도 유지됐음 좋겠어요. 건강하게요. 그래야 음악을 오래 할 수 있으니까요. (웃음)

Q. 당장 내년의 계획은요?
A. 최진경 : 일단 내년 초에 정규앨범을 낼 거고요. 국악을 했으니 또 여러 가지 장르를 해보고 싶더라고요. 그걸 모아서 낼 때가 되지 않았나 싶어요. 연주 음악이 큰 사랑을 받지 못하더라도 꾸준히 해야한다는 생각이 있어서요.
이영훈 : 곡은 거의 다 나왔고, 1월달에 녹음할 계획이에요.
조윤정 : 일단 31일 공연이 잘 되어야 해요. 잘 부탁드립니다. 잘 안 되면 축 처져있겠죠. (웃음)

 

# 두번째달은…
태초의 우주에는 빅뱅이라는 이름의 대폭발이 있었고, 이로 인해 여러 은하계와 태양계, 그리고 지구가 생겨났다. 만약 이때, 지구 주위의 농도나 온도의 차이가 조금만 달랐어도, 지구는 두 개의 위성을 가졌을 지도 모른다. 에스닉 퓨전 밴드 ‘두번째달’의 상상력은 여기서 출발한다. ‘달이 두 개였다면, 흑과 백, 해와 달, 음과 양이라는 이분법적인 편협함에서 인류는 훨씬 자유롭지 않았을까?’

팝과 가요, 예술성과 상업성, 메이저와 마이너라는 일도양단의 경계로 음악을 규정짓는 것이 마치 절대의 진리인양 모든 이들의 뇌리에서 굳어져가는 지금, 밴드 ‘두번째달’은 새로운 감성, 새로운 음악적 체험으로 우리의 삶을 더욱 윤택하게 만들어보고자 하여 결성되었다. 여러 나라와 민족 고유의 민속 음악을 다양한 접근법으로 모든 이들을 위해 친근하게 들려줄 수 있도록 고심하고 각자의 오랜 경륜을 통해 제련된 멤버 전원의 작곡 실력과 연주력을 음악적 상상력의 산물로 혼연일체화한 밴드다.

오는 31일 오후 8시와 11시, 서울 강남구 청담동 일지아트홀에서 카운트다운 콘서트 ‘半半(반반)’을 개최한다. 팀 결성 15주년을 맞아 처음으로 기획된 두번째달의 첫 카운트다운 콘서트다. 세계의 음악과 우리의 국악이 월드 뮤직이라는 범주 안에서 신나게 뛰어놀 수 있는 ‘한마당’이란 의미다.

콘서트명인 ‘반반’은 두번째달의 연주 음악과 국악 프로젝트를 통해 발견한 젊은 국악인이자 평창동계올림픽 무대를 같이 펼쳤던 국립창극단 단원인 김준수, 경기도립국악단 단원인 김율희의 협연이라는 두 개의 무대를 뜻한다.

김주현 기자  kjkj803@beff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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