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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F리포트] 픽포드의 물병
정일원 기자 | 승인 2018.11.19 17:22
▲ 자신의 물병에 크로아티아의 페널티킥 키커와 선호 슈팅 방향을 적어둔 조던 픽포드 / 사진: 데일리메일 갈무리

[베프리포트=정일원 기자] 크로아티아와의 네이션스리그 ‘단두대 매치’서 잉글랜드의 골문을 지킨 조던 픽포드(에버턴) 골키퍼의 물병은 유독 지저분했다. 장갑을 끼는 골키퍼의 특성상 손때는 아니었을성싶고, 대체 무엇이 픽포드의 물병에 수놓아져 있었던 걸까.

19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은 픽포드 골키퍼의 손에 들린 물병을 클로즈업했다. 푸른색 물병에는 픽포드가 직접 쓴 메모가 빼곡했다.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해당 메모에는 크로아티아의 페널티킥 예상 키커들과 그들이 선호하는 슈팅 방향이 기록되어 있었다. 아쉽게도(?) 픽포드는 페널티킥 상황이 없어 메모의 내용을 실천으로 옮길 순 없었다.

잉글랜드의 2-1 역전승에 일조한 픽포드는 크로아티아전을 앞둔 미국과의 친선전서도 물병에 페널티킥을 대비한 메모를 적어두었다고. 사실 픽포드의 ‘물병 메모’는 ‘2018 러시아 월드컵’서 그 진가를 발휘했다. 지난 7월 스파르타크 스타디움서 펼쳐진 러시아 월드컵 콜롬비아와의 16강전서 픽포드는 콜롬비아의 승부차기 5번 키커 바카의 슈팅을 막아내 잉글랜드의 극적인 8강행을 이끈 바 있다.

당시 픽포드는 “물병의 메모가 바카의 슈팅을 막는데 도움이 됐지만, 팔카오의 슈팅 방향은 메모와 다르게 날아왔다”며 실제 물병 메모가 승부차기 선방에 적잖은 도움을 줬다고 밝혔다. 이날 픽포드의 선방으로 잉글랜드는 1990 이탈리아 월드컵 준결승(vs 서독), 1998 프랑스 월드컵 16강(vs 아르헨티나), 2006 독일 월드컵 8강(vs 포르투갈)서 잇따라 승부차기로 패했던 ‘승부차기 징크스’를 말끔히 날려버렸다.

▲ 크리스탈 팰리스와의 EPL 9라운드서 페널티킥을 막아내며 최우수선수로 꼽힌 조던 픽포드 / 사진: 에버턴 공식 소셜미디어 갈무리

픽포드는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에서도 눈부신 페널티킥 선방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크리스탈 팰리스와의 EPL 9라운드서 픽포드는 밀리보예비치의 페널티킥을 막아내는 등 연이은 선방으로 팬들이 꼽은 ‘맨 오브 더 매치’에 선정됐다. 경기가 끝난 후 픽포드는 “사실 이번에는 페널티킥 키커를 연구하는 것을 까먹었다. 그러나 밀리보예비치는 훌륭한 페널티킥 키커다. 그의 킥을 막아서 기쁘다”고 선방 소감을 전했다. 올 시즌 리그서 세 차례나 페널티킥을 막아낸 픽포드의 선방이 비단 메모 덕만은 아니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한편, 최근 소속팀 에버턴과 잉글랜드 대표팀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픽포드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적설에 휩싸이는 등 주가가 하늘을 치솟고 있다. 데 헤아 골키퍼와의 계약기간이 얼마 남지 않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지난 9월 에버턴과 2024년까지 장기 재계약에 합의한 픽포드를 수문장으로 점찍었다는 것. 올 시즌 에버턴 팬들은 픽포드의 행보를, 상대팀 페널티킥 키커는 물병의 행보를 예의주시하도록 하자.

정일원 기자  1one@beff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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