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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현의 生각] 배우 조민기의 끝까지 이기적인 죽음조민기, 9일 오후 서울 광진구 주민등록상 거주지서 스스로 목숨 끊어
김주현 기자 | 승인 2018.03.09 17:43
▲ 배우 조민기가 금일 오후 숨진 채 발견됐다 ⓒ윌엔터테인먼트

[베프리포트=김주현 기자] 배우 조민기가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지난달 20일 언론을 통해 그의 성추문 혐의가 최초 보도된 지 약 3주 만이다. 그는 청주대학교 연극학과 교수로 재직하던 중 여학생을 자신의 오피스텔로 불러내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일삼는 등 성희롱을 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경찰과 소방당국 측에 따르면 조민기는 금일 오후 4시 5분께 서울 광진구 구의동의 오피스텔 지하 1층에서 목을 매 숨졌다. 조민기의 부인이 발견해 119에 신고했다고 알려졌다. 경찰은 조민기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망 경위를 조사 중이다.

문제는 조민기의 사망 후, 그에게 성추행을 당한 피해자들을 향한 ‘2차 가해’가 심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미투 운동(Me Too·성폭력 피해자들이 자신이 겪었던 일을 고발하는 운동)’의 본질을 모르는 일부 몰지각한 네티즌들이 일삼는 ‘2차 가해’는 벌써 몇 번이고 속으로 울었을 피해자들을 또 한 번 눈물짓게 한다.

“미투 운동의 끝은 자살”, “여론몰이가 앞날 유망한 배우를 죽였다” 등 포털 사이트 댓글을 비롯해 곳곳에서 일어나는 ‘2차 가해’는 ‘미투 운동’을 통해 정화될 수 있었던 부분을 다시 한 번 썩게 한다. 용기를 낸, 앞으로 용기를 낼 피해자들을 뒤로 숨게 한다. 성추행을 일삼았던, 성추행을 일삼을 잠재적 범죄자가 고개를 들게 만든다. 성추행의 또 다른 이름은 ‘인격 살인’이라고 한다. 자신의 욕망을 주체하지 못하고 권력 관계를 이용해 ‘인격 살인’을 저질렀던 조민기는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지 못했던 것일까.

조민기는 한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가족을 공개했다. 가족과 함께 청주대학교 학생들을 만나 ‘다정한 교수님’의 면모를 자랑하기도 했다. ‘다정한 교수님’의 얼굴 뒤에는 아주 무서운 범죄자가 있었다. ‘조민기 매뉴얼’이 학생들 사이에 돌아다닐 정도였지만, 그는 아주 가정적인 아버지이자 남편이었다. 조민기는 ‘인격 살인’을 당한 피해자들과 가정적인 아버지, 남편을 믿었던 가족들에게 큰 상처를 남기고 홀로 떠났다.

끝까지 이기적인 죽음이다. 고인이 된 그에게선 어떤 말도 들을 수가 없다. 윌엔터테인먼트와 전속계약을 해지한 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과하겠다며 소속사를 통해 “늦었지만 모든 것을 내려놓겠다. 남은 일생동안 제 잘못을 반성하고, 자숙하며 살겠다”고 했던 조민기는 결국 자숙 대신 아주 ‘이기적인 방법’으로 세상과 등져버렸다.

김주현 기자  kjkj803@beff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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