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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F TALK] 배우 윤현민이 ‘마녀의 법정’을 통해 성숙시킨 인간, 윤현민① (인터뷰)“검사 역, 너무 힘들고 괴로웠지만 현장이 즐거워서 버텼다”
김주현 기자 | 승인 2017.12.07 14:20
▲ 배우 윤현민이 '마녀의 법정' 인터뷰를 통해 베프리포트와 만났다 ⓒ제이에스픽쳐스

[베프리포트=김주현 기자] 그의 ‘야구 실패’가 큰 기쁨처럼 느껴졌다면, 조금 너무하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배우 윤현민을 인터뷰한 나로서는 그가 배우인 게, 참 다행이었다. 멋진 배우, 드라마를 통해 사회 문제에 더 큰 관심을 갖게 됐고, 그렇기에 더 조심스러웠다는 그와 대화가 오갈 때마다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배우 윤현민이 멋진 사람이라는 걸 약 한 시간의 대화를 통해 제대로 알 수 있었다. 현장 자체가 즐거웠고, 카메라 불이 켜질 때마다 피해자의 마음을 한 번 더 헤아렸다는 그와 지난 5일 오후 강남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마녀의 법정’에서 여진욱 검사로 등장한 윤현민은 스스로 ‘운이 좋았다’고 평가했다. “정말 감사할 따름이다. 배우로 한 해 한 해 살면서 물잘 되는 작품을 만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쉽지 않은 일인지 알고 있고, 매 겪을수록 힘들다는 걸 알게 된다. 올 한 해 작품 두 개(OCN ‘터널’, KBS ‘마녀의 법정’)가 이렇게 됐다는 건 뭐라고 설명할 수도 없고, 실력보다도 운이 정말 따랐다는 생각밖에 안 든 한 해였다. 운이 좋았다. 안도의 한숨을 내쉬게 되는 것 같다”고 운을 뗀 그는 겸손했다.

겸손하기엔 붕붕 뜰 반응이 많았다. 시청자의 호평이 끝없이 이어졌다. ‘마녀의 법정’ 내내 이어진 호평을 방송이 끝난 뒤에야 확인했다고. 그 이유도 참 신기했다. 중간에 반응을 살피는 건 드라마, 스태프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았단다. “댓글은 잘 안 본다. 댓글을 들여다보는 게 어떨 땐 독이 된다. 댓글을 보고 시청자의 눈에만 맞추게 된다면 작가님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촬영을 끝나고 반응을 확인했다”고 설명한 그는 “기분 좋은 이야기가 많았다. 처음 드라마를 시작할 때 ‘법정에서 연애나 하려고’하는 반응이 있을까봐 걱정했는데, ‘법정물인데 둘(여진욱·마이듬)의 연애를 응원하게 된다’는 댓글이 있어서 좋았다”며 웃었다.

그가 내내 말한 것처럼, ‘마녀의 법정’은 그에게 결코 가볍지 않은 작품이다. 시청자의 눈에도 그랬으리라. 아동 성범죄라는 아주 무거운 소재를 다룬 만큼, 그에게 걱정도 상당했다. 사회적으로 예민했고, 드라마에서 시도되지 않았다는 그 두 개의 이유만으로도 엄청난 책임감이 필요했다. “지친 몸으로 TV를 보시는데, 너무 무겁게 다가가면 어쩌나” 걱정했다는 그의 말도 일리가 있었다. 마침 함께 경쟁했던 양사 드라마가 로맨스물이라 불안함도 있었다는 그는 “현장에서 연기한 배우들의 마음을 이해해주신 것 같아 시청자분들에게 감사할 따름”이라면서 “공분해주셔서 좋았다. 그 마음이 너무나 감사했다”고 전했다.

▲ 배우 윤현민이 '마녀의 법정' 인터뷰를 통해 베프리포트와 만났다 ⓒ제이에스픽쳐스

그런 소재를 다루는 드라마 속 검사 역을 맡았던 그는 그 역할을 잘 수행하기 위해 가장 노력했던 부분으로 ‘공감’을 꼽았다. 검사를 만나고, 검색을 해보고, 이런 것보다도 ‘공감’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했단다. “5부 대본을 읽었을 때 아동 관련 사건이 나오더라. 그걸 읽는 게 굉장히 힘들었다. 뉴스에 아동 성범죄 관련 이야기가 나오면 어른으로서, 국민으로서 마음이 안 좋지 않나. 머리가 아팠다. 어떻게 해야 할지 감이 안 섰다. 혹여나 드라마를 보시는 (성범죄 피해자) 분들이 계시다면, 그 기억을 상기시킬까 조심스러웠다. 진정성 있게 다가가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연신 조심스런 태도를 보인 윤현민은 “진정성이 ‘마녀의 법정’의 방향성이라는 걸 알았다. 피해자와 함께 아파하고, 화나는 그 감정을 개선하면 되겠다고 생각했다. 그런 노력을 기울였다”고 설명했다.

‘마녀의 법정’ 속 여진욱 검사는 배우 윤현민의 고스란히 스며들었다. 드라마가 끝나고 난 뒤 성범죄 기사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이 생긴 것. 그는 “인간 윤현민으로서 변화가 생겼다. 성범죄 기사를 보고 ‘형량이 왜 이것밖에 안 되지?’, ‘왜 이런 처벌을 받았지?’라는 생각이 들더라. 인간으로서 한 단계 더 나아간 계기가 된 것 같다”며 “사회면 기사를 볼 때마다 제 생각을 집어넣게 됐다. 나이를 먹어서 그런 걸 수도 있다. 소신과 주관이 선명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말한 것처럼, 그는 야구선수로서 실패한 내용도 덤덤하게 고백했다. ‘본인 인생의 가장 큰 실패’라고 정의한 운동선수 시절은, 그래도 그에게 큰 교훈을 남겼다. 실패를 통해 분명히 얻은 게 있다고 몇 번이나 강조한 그는 “우물 안 개구리였다. 넘을 수 없는 선배를 보면서 위축됐고 그러다 부상을 얻었다. 부상을 이겨낼 정신력이 필요했는데, 그마저도 없었다. 중간이 없었기 때문이었다”고 토로한 그는 이어 “그래서 연기를 시작할 때 ‘서른 후반 때 이름이나 알리면서 반경을 넓히자’는 것이 목표였다. 톱스타를 꿈꾸지 않았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야구를 실패했으니 배우는 평생 직업이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꾸준함이 목표였다. 그러다 보니 지금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잘 된 것 같다”고 풀어냈다.

잘 된 윤현민이 시상식에서 기대하는 바는 크지 않았다. 그저 함께 호흡을 맞춘 정려원이 수상 소감을 밝혔으면 좋겠다는, 딱 그 뿐이었다.

“려원 누나가 시상식에서 상을 받고 소감을 말하면 통쾌하지 않을까요? 주연뿐만 아니라 함께 했던 모든 조연 분들까지 다들 뜨겁게 박수쳐주고 싶을 것 같아요.”

김주현 기자  kjkj803@beff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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