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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F TALK] 루시드폴이 좋아서 하는 일, 루시드폴다운 일 (인터뷰)루시드폴, ‘모든 삶은, 작고 크다’ 발매 전 라운드인터뷰 개최
김주현 기자 | 승인 2017.11.02 10:38
▲ 루시드폴이 베프리포트와 만났다 ⓒ안테나

[베프리포트=김주현 기자] “그 때는 그게 참 좋았어요.”

나긋나긋한 목소리가 아직까지 머리를 맴돈다. 지난 10월 26일 오전 서울 안테나 사옥에서 진행된 루시드폴의 라운드인터뷰에서 그는, “좋은 게 좋은 것”이라고 말했다. “좋으니까 하는 일”이라며 입을 연 루시드폴은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그의 삶은 독특하다. 독특했던, 그리고 독특한 삶의 방식은 음악으로 혹은 수필로 표현됐다. 고분자 화학을 공부하고 감성을 적시는 음악을 발표하고, 제주도로 내려가 귤 농사를 짓는 그의 인생에 대해 그는 “그 때는 그게 참 좋았다”고 말했다.

그래서 그럴까. 그의 이번 음반을 감상해보면, 한 아티스트의 놀랍도록 다양한 면모를 발견할 수 있다. 앨범을 위해 작업 공간을 손수 지었고, 작사, 작사, 편곡은 물론 녹음과 믹싱까지 직접 했으며, 앞에서 말한 것처럼 농사짓는 그 일상을 에세이와 사진으로 남겼다. 누군가에게는 훌쩍 지나갈 2년이라는 세월을, 그는 어떻게 보냈을까.

▲ 루시드폴이 베프리포트와 만났다 ⓒ안테나

“뮤직비디오가 다 실화에요. (웃음) 저는 건축가도 아니고, 심지어 집을 짓는 것에 대한 로망도 없었지만 ‘현실적으로’ 필요했죠. 농사지은 지 4~5년이 됐는데, 1~2년째는 다른 밭을 빌려서 농사를 지었어요. 땅도 없고 땅 살 돈도 없어서. (웃음) 사실 이 과수원도 제 과수원이 된지 얼마 안 됐는데 창고가 없더라고요. 제주도 내려가서 알게 된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다가 한 달이면 지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겨우 공간을 찾은 게 4평정도. 창고는 사실 크면 클수록 좋지만, 나무를 벨 순 없더라고요. 1, 2층으로 지을 수 있다고 하시 길래 1층은 창고로 쓰고 2층은 녹음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당연히 스튜디오처럼 완벽한 공간은 아니겠지만, 그렇게 건물을 지었고 녹음도 했어요. 어떤 곡은 벌레 소리도 들려요. 의도와는 다르게 (웃음) 7, 8월 지나가면 풀벌레 소리도 나고요. 밤에만 들리는 게 아니라 24시간 들려요. 그 소리가 너무 예뻐서 마이크로 녹음을 했죠. 음반을 사시는 분들한테 특별한 선물이 될까 싶어서 그런 곡도 한 곡 수록했어요.”

“새롭게 뭘 하는 걸 참 좋아하니까요. 저는 무엇이든 좋아하는 걸 열심히 하는 편이에요. 마치 ‘Holic(홀릭)’처럼 일하고, 누가 시켜서 하는 게 아닌 거죠. 그런데 어느 시점에서 ‘여기까지 인가봐’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 성격이 또 그래요. 미련 없이 뒤돌았죠.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그럴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최첨단을 달리는 학문을 전공하고, 그 이후 가장 느린 방식으로 살고 있는 루시드폴은 제주도의 삶에 대해 이야기하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 루시드폴이 베프리포트와 만났다 ⓒ안테나

“처음에는 잘 몰랐어요. 하지만 알게 되면서 좋더라고요. 좀 이기적으로 말하면 (그 생활에서) 얻는 게 많아요. 프로필 사진도 메이크업 없이 BB크림 하나만 바르고 아내가 찍어준 사진이에요 그게 제일 편해요. 너무 많은 것들이 농장에서 지나가는 바람에 사진 찍을 겨를도 없죠. 나비가 날아다니고, 애벌레 한 마리가 열심히 지나가고, 굉장히 다이내믹한 곳이에요. 여기서 내가 알든 모르든 많은 생명체와 작업을 하면서 살아가고 있다는 걸 느껴요. 그래서 한 번 더 느꼈어요. 지금이 참 좋다.”

그만 원한다면 얼마든지 각 분야 최고의 전문가들과 협업할 수 있을 것이다. 수고로움을 마다하지 않고, 실패의 위험성을 껴안으면서 스스로 해본 이유는 다 ‘좋았기 때문’일 것이라고 감히 생각해본다. 그게 또 가장 ‘루시드폴 다운’ 일이 아니었을까. 배우고 헤매는 과정 자체를 기꺼이 즐기고, 그걸 농사에 녹이고, 농사에 녹인 ‘기꺼이 할 수고로움’을 다시 음악에 녹였다. 최선을 다해 탄생한 이번 앨범이 더욱 가치 있게 다가오는 이유다.

김주현 기자  kjkj803@beff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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