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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현의 生각] ‘개콘-명훈아 명훈아 명훈아’, ‘사이다’인 척하지만 사실은 무례하다현실 녹이는 코미디, 그 속에 여성 차별·외모지상주의 가득... 이렇게밖에 웃길 수 없나
김주현 기자 | 승인 2017.06.26 13:55
 
 
▲ '개콘'의 '명훈아 명훈아 명훈아' 코너에 출연하는 김민경, 오나미, 이현정 ⓒKBS, 방송 화면 캡처

[베프리포트=김주현 기자] ‘개그콘서트(이하 개콘)’ 속 ‘명훈아 명훈아 명훈아’ 코너는 외모지상주의를 그대로 보여주는 코너다. 개그맨 정명훈(남자)을 중심으로 세 명의 개그우먼(극 속에선 ‘여자 사람 친구’라고 말한다.)가 대화를 펼치는 콩트인데, 평범한 남자를 대변하는 정명훈은 각각 못생기고, 뚱뚱하고, 아줌마스러운 여자로 대표되는 김민경, 오나미, 이현정에게 ‘사이다’ 화법으로 웃음을 선사하는 구성이다.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이 내리막을 걷고 있는 상황에서 ‘방송 4주 만에 대표 인기 코너로 자리잡았다’고 홍보하는 KBS의 모양새가 썩 좋지 않다.

지난 25일 방송된 ‘명훈아 명훈아 명훈아’에서는 정명훈과 오나미, 이현정이 등장했다. 내용은 대충 이러하다. 먼저 김민경이 “얘들아, 그거 들었어?”라고 말문을 열자 정명훈은 “어디 맛집 생겼대?”라며 김민경의 먹성을 우회적으로 드러낸다.

또 이현정이 “명훈이 너 혼날래? 너 나 좋아하지 말라고 했지? 너 왜 자꾸 밤마다 전화해?”라고 말하자 정명훈은 황당한 표정으로 “돈을 안 갚아서. 돈 좀 갚아. 너 전자담배 산다고 3만원 빌려갔잖아”라고 맞받아친다.

오나미는 “축하해줘. 나 썸남 생겼어. 누구냐고? 송중기”라고 말해 친구들의 축하를 받았다. 김민경과 이현정의 “설레겠다”는 말에 정명훈은 “설레발치지 말라”고 경고를 날린다. 또 정명훈은 김민경의 “호수공원에서 물을 마시는데 찰칵 찰칵 소리가 나서 봤더니 사진을 찍고 있었다”는 말에 “하마라고 생각한 것 아니냐”고 반응했다.

개콘 측은 이를 “우정 어린 ‘사이다(듣는 사람이 속 시원하도록 말하는 것)’ 발언”이라고 주장한다. “정명훈, 김민경, 오나미, 이현정의 찰떡 케미가 우정과 디스 사이를 절묘하게 오가면서도 웃음의 끈을 놓지 않으며 안방극장을 폭소케 하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과연 ‘우정과 디스 사이를 오가며 웃음의 끈을 놓지 않고 있는 게’ 맞는 걸까.

코미디는 현실을 기반으로 한다. 이 코너는 김민경, 오나미, 이현정 등 소위 말하는 ‘예쁘지 않은 여자’가 주축을 이룬다. 개콘에서 ‘예쁜 개그우먼’들이 환호와 박수를 불러일으키는 역할을 맡았다면, 김민경, 오나미, 이현정은 늘 ‘사이다로 포장된 무례한 말’을 듣는다. 이 코너에서도 다르지 않다. 김민경이 단지 ‘그거 들었어?’라고 말문을 떼기만 해도 살집이 있다는 이유로 ‘맛집 생겼냐’는 말을 들어야 하고, ‘물을 마시는데 사진을 찍혔다’고 했더니 ‘하마라고 생각한 것 아니냐’는 대답을 들었다. 진지하게 말하자면 타인을 몰래 찍는, 불법 행위인데도 말이다.

이현정에게 말한 ‘전자담배’도 사실상 우리 사회가 여성에게 갖는 편견 중 하나다. 이현정이 책, 구두, 옷 등을 사기 위해 3만원을 빌려갔다면 전혀 웃기지 않을 모양새다. 그 대화의 웃음 포인트는 ‘전자담배’다. ‘흡연하는 여성’을 희화화하는 맥락을 웃고 넘기고 있는 것이다. 또한 ‘못생긴 여자’ 오나미가 ‘잘생긴 남자’ 송중기와 진지한 만남을 갖는다하더라도 외모에서 오는 차이로 ‘설레발치지 말라’라고 들어야 하는 게 바로 현실이다. 공개 코미디에서 평범한 남자와 예쁜 여자가 사귀는 설정이 전혀 어색하지 않은 반면, ‘오나미’와 ‘송중기’의 만남은 웃음거리로 전락하고 마는 것이다.

KBS는 ‘대한민국을 웃기는 원동력’이라고 개그콘서트를 설명한다. 대한민국을 웃기는 원동력이 여성을 무시하고 있다니, 외모지상주의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니, 참 씁쓸한 일이다.

김주현 기자  kjkj803@beff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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