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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우연 부인 단독 인터뷰①] “맞을 짓한 꽃뱀 아내? 가정폭력 정당화 멈추길”
최민솔 기자 | 승인 2017.05.12 19:11

[베프리포트=최민솔 기자] 가정폭력에는 명백히 가해자와 피해자가 존재한다. 하지만 사건을 처음 접할 때 혹자는 무의식중에 “그렇게 맞고도 왜 안 헤어졌대?”라는 질문을 떠올린다. 이는 '가해자를 떠나지 않은 피해자의 잘못'에 초점을 맞추는 우리의 오랜 습관에서 비롯된다. 그리고는 “여자 행실이 오죽했으면”, “맞을 짓을 했겠지”라는 가벼운 말로 사건에서 가해자를 지우고 피해자만을 남긴다.

지난 4월 26일 ‘SBS funE’는 FC서울 소속의 심우연이 가정폭력을 휘두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고 단독 보도했다. 이러한 사실이 세상에 드러났음에도 심우연은 계속해서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심지어 그의 이름은 폭행 사실이 보도된 이전보다도 자주 엔트리에 보인다. 하지만 이 사건에 홀로 남겨진 김씨는 ‘맞을 짓 했으니 맞은 여자’라는 손가락질을 받아내고 있었다. 베프리포트와의 인터뷰에서 피해자 김 씨는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고 호소했다. 

Q. 독자를 통해 억울한 상황이라는 제보를 받았다.
A. 가정폭력으로 얼룩진 3년의 결혼 생활을 아이들을 보고 참으며 지내왔다. 그게 무너져 내린 것도 모자라, 이제는 인격적으로 수치스러운 루머에 시달리고 있다. '남편의 돈 8억 원을 빼돌렸다', '다른 남자랑 동거하고 있다', 심지어는 '아이들의 유전자 검사를 해야 한다'는 말까지 봤다. 입에 담기도 어려운 소문들에 너무나도 억울한 상황이다. 인터넷 기사에도 루머를 바탕으로 한 댓글들이 달리더라. 근거 없는 소문들로 인해 폭력 사건의 본질이 흐려지고 있다.

Q. 설사 그런 루머의 내용이 사실이어도 폭력이 정당화될 수는 없는 것인데.
A. 그렇다. 그럼에도 나는 ‘맞을 짓 한’ 여자로 낙인 찍혔다. 모든 게 의미 없이 느껴져 해선 안 될 생각이 들 정도로 많이 힘들었다. 현재 화병 약과 수면제를 처방받아 복용 중이다.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나는 살아야 한다. 그냥 사는 게 아니라 아이들과 행복하게 살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씩씩하게 이겨내려고 노력 중이다. 이제 싱글맘으로 아이들을 키워야 하기 때문에 루머에 대한 진실을 밝혀야겠다고 생각했다.

가정폭력은 협박, 정서적 학대, 비난, 고립, 강제, 위협, 경제적 학대, 남성적 특권 이용 그리고 피해자를 비난하는 등 다양한 유형으로 발생한다. 김 씨는 2년 6개월의 결혼 생활 심우연에게 이 모든 유형의 폭력을 당해왔다. / 사진: 가정폭력방지본부

Q. 그렇다면 해당 루머에 대해서 천천히 이야기해 보자. 먼저 심 씨의 돈을 8억 원을 빼돌렸다는 이야기부터.
A. 결혼 생활 3년 동안의 수입을 모두 더해도 8억은커녕 그 절반도 안 된다. 연애 시절, 결혼 생활을 논의하던 중 그가 마이너스 통장을 건넸다. 그마저도 마이너스 1000인 줄 알고 받았는데, 며칠 뒤에 마이너스 7000이 되어있더라. 월세 보증금 500만 원도 없어서 대출 받아 결혼생활을 시작했다. 연봉은 매해 삭감됐고, 시댁에선 매달 300만 원씩 요구했다. 매달 버는 것보다 지출이 많은 상황에서 결혼 전에 남편이 진 빚까지 내가 관리해야 했다.

Q. 돈을 빼돌리기는커녕 다달이 생활 유지도 어려웠을 것 같다.
A. 아이를 낳고 산후조리원 비용부터 생활비까지 모두 친정에서 조달할 정도로 형편이 어려웠다.
+α. 게다가 남편이 결혼 전에 사둔 땅들이 문제가 됐다. 그 빚이 사채, 캐피탈, 보증보험으로 진 빚이더라. 하루에도 수도 없이 독촉 전화를 받기도 하고 금전적으로 고통 겪었다. 그런데도 남편을 위해 직접 나서서 혼자 발로 뛰며 땅을 찾아왔다. 땅을 돌려받았을 땐 나중에 애들이랑 살자고 하더니, 얼마 뒤 또 그 땅을 담보로 대출받기 시작했다. 결국 심씨는 내가 그 집에 들어가지도 못하게 번호키를 통째로 바꾸고 내용증명까지 보냈다. 남은 건 빚과 상처뿐인데, 8억을 빼돌린 파렴치한 여자가 된 게 억울하지 않겠는가.

심우연 가정 폭행 사건에 달린 댓글 반응 중 일부, 피해자의 '행실'에 초점을 맞추는 우리 사회의 잘못된 인식을 보여준다. 어떤 이유에서도 폭력이 정당화되어서는 안 된다.

Q. 구체적인 액수까지 언급됐는데, 어디서 이러한 악의적인 소문이 나온걸까.
A. 8억이라는 숫자는 에이전트 관계자를 통해 나왔다. 내가 해당 액수의 돈을 빼돌렸다고 언론인에게 말한 증거도 가지고 있다. 선수 보호 차원을 넘어섰다. 또한, 시댁 식구들은 내 회사에 ‘김씨는 무서운 여자다, 조심하라’면서 없는 사실을 지어내 전화까지 걸었던 일도 있다. 그밖에 가정에 불충실했다거나, 남자가 있었다는 루머의 근원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같은 구단 선수와 선수 부인들에게까지 나의 사생활과 관련한 소문들이 안 좋게 퍼져있더라. 

Q. 악성 루머와 댓글을 그대로 믿는 시선에는 ‘축구 선수의 와이프’에 대한 편견도 깔려있는 것 같다.
A. 프로 선수의 연봉이 적잖은데, 왜 맨날 돈이 없냐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정상권 선수가 아니기 때문에 사람들이 생각하는 수준의 고액 연봉을 받지는 않았다. 결혼할 무렵에는 무릎 수술만 세 번을 한, 은퇴를 앞둔 선수였다. 그저 프로운동선수와 결혼한 사실 자체를 사치스러운 여자로 보는 시선이 있다. 어떻게 사치스러운 사람이 빚만 있고, 선수생활의 끝이 보이는 이와 결혼을 하겠나. 돈과 관련한 루머가 남편의 폭행을 정당화하는 도구가 되어선 안 된다.

(인터뷰②)에서 계속

최민솔 기자  solsol@beff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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