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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솔의 웨딩피치] 씁쓸하고 찬란하神, 신화용이 포항에 두고 온 한 가지
최민솔 기자 | 승인 2017.04.04 18:02
ⓒ수원삼성블루윙즈

[베프리포트=최민솔 기자] 축구에 빠져 연애도 뒷전이었던 최 기자. 그가 피치(Pitch)와 결혼했다. [최민솔의 웨딩피치]에서는 피치 안팎의 다양한 이야기를 ‘애증’어린 시선으로 조명한다. 결혼생활이 그렇듯, 때로는 달콤하게, 때로는 살벌하게. [편집자 주]

포항의 팬들은 그를 신(神)이라 불렀다. 선방으로 막아낸 공을 품에 안고 나아가는 그는 화용神이었다. 그런데 그가 포항의 유니폼을 벗으며, 한 가지 두고 온 게 있는 것 같아 보인다. 바로 ‘매너’다.

지난 4월 1일 토요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인천과 수원이 2017 K리그 클래식 4라운드 경기를 치렀다. 수원의 골키퍼 장갑은 신화용이 꼈다. 경기는 치열 그 자체였다. 양 팀이 세 골씩 뽑아내 총 6개의 골이 나왔다. 슈팅은 총 31개, 그중 유효슈팅은 20개였다.

문선민의 멀티골에도 첫 승을 미룬 인천, 십 분 만에 세 골을 휘몰아 넣고도 리드를 지키지 못한 수원, 양 팀에게 모두 아쉬운 경기였다. 하지만 왜일까. ‘진짜 아쉬움’은 뜨거운 경기가 승부를 가리지 못한 것보다도, ‘신이라 불리던 사나이’ 신화용의 모습에 남았다.

#'매너'하면 신화용, 마지막까지 빛났던 매너와 의리
신화용은 포항 산하의 포항제철중, 공고를 차례대로 거친 뒤 2004년 포항에 데뷔했다. 13년간 포항의 골문을 지킨 그는, 신으로 불릴 만큼 그는 믿음직한 수문장이었다. 포항의 간판스타이자, 상징인 선수였다. 그를 탐냈던 국내외 팀들도 많았지만 구단과 팬들과의 의리를 생각해 13년간 자리를 지켰다.

포항의 심장이었던 그가 포항의 유니폼을 벗게 된 배경은 그다지 아름답지 못했다. 신화용은 포항에 남고자 연봉삭감도 감수했으나, 협의가 끝나지 않은 채 진행된 구단의 일방적 이적 제안으로 그는 마음을 정리해야만 했다고 알려졌다. 구단을 향한 팬들의 질타가 쏟아졌지만 돌이키기엔 늦은 상황이었다. 팀의 심장, 팀의 상징이었던 선수에 걸맞지 않은 예우였다.

그럼에도 그는 마지막까지 ‘신’ 다운 매너와 의리를 보여줬다. 선수 자신보다 다른 팀에 먼저 이적 제시를 한 포항에 실망했음에도 불구,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포항이 날 키워준 팀이라는 생각은 변함없다, 늘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있다”고 전해 포항 팬들의 마음을 울렸다.

ⓒ포항스틸러스

#'매너'하면 신화용, “페어플레이가 축구의 발전을 만든다”
2016년 3월 2일, 포항과 우라와 레즈의 AFC 챔피언스리그 조별예선 경기 도중 신화용과 우라와 팬들과의 신경전이 오갔다. 공을 가지러 간 신화용에게 포항 골대 뒤에 앉아있던 우라와 팬들이 야유를 퍼부은 것이다. 우라와 팬들은 야유 뿐 아니라 침까지 뱉은 것으로 알려졌다.

응원하는 팀을 따라 원정까지 온 팬들이니 자신의 팀이 지는 상황이 얼마나 분했을지 그 심정은 이해한다만, 우라와 팬들이 한 행동은 명백히 비상식적인 행동이었다. 우라와 팬들이 상대팀 골키퍼 신화용에게 침을 뱉은 것은, 자신들의 얼굴에도 침을 뱉는 행위였다. 어찌 됐든 포항은 해당 경기에서 신화용의 선방에 힘입어 손준호 퇴장으로 인한 열세에도 1-0 승리를 거뒀다.

경기가 끝난 뒤 신화용은 “침을 뱉는 등의 해서는 안 될 일을 하는 우라와 팬들의 수준에 실망했다”라고 말하며 “축구와 같은 인기 스포츠에서 승부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페어플레이가 우선이다. 페어플레이가 이뤄져야 축구에 발전이 있다”는 일침을 가했다. 우라와 팬들의 비신사적 행동에도 그가 지켜낸 클린시트와, 가져간 승리, 경기 후 일침은 그가 지닌 ‘신사의 품격’을 보여주기 충분했다.

지난 1일 인천과의 경기 장면 / 사진: MBC Sports 중계화면 캡처

#'매너'하면 신화용? “승리도 중요하지만, 페어플레이가 우선이다”
그랬던 그가 지난 4월 1일 인천과의 경기에서 보여준 모습은 꽤나 낯설었다. 수원은 이날 경기 전반에서 강등 후보 1순위로 꼽히는 인천에 선제골을 허용했다. 리그 첫 승이 간절했던 수원 선수들의 표정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정신차려, 수원!”, 원정 응원을 온 수원 팬들의 외침이 숭의 아레나에 메아리쳤다.

전반 34분, 인천의 코너킥 직후 수원 골문 앞 혼전 상황이 벌어졌다. 인천의 김경민이 찬 공이 수원 선수의 다리를 맞고 나왔고 찰나의 순간에 김경민은 다시 한번 빠르게 슈팅을 시도했다. 골문 앞에서 슈팅을 준비하던 문선민은 김경민의 움직임과 동시에 그대로 골대를 향해 날랐으나, 이미 신화용이 공을 잡아낸 후였다. 충돌을 감지한 문선민은 재빨리 발을 빼는 모습을 보였다. 그 상황에서 신화용은 공을 잡은 팔로 문선민을 밀치며 발로 차는 듯한 동작을 취했다. 고의성 없는 동작이었다고 보기엔, 신화용이 이미 중심을 잡고 선 상태였다.

인천의 선제골 이후 신경이 곤두서 있던 신화용에게, 이미 볼을 잡은 후에도 돌진 중이었던 문선민은 퍽 짜증을 유발했을 법도 하다. 하지만 상황파악 후 급히 발을 뺀 상대 팀 공격수에게 보인 신화용의 모습은 너무나도 생소했다. 그답지 않았다. 웬만한 상황에도 평정심을 지키며 본분에 충실했던 그이기에 더욱 낯설었다.

양 팀 선수들이 질세라 심판에게 어필했다. 결국, 심판이 문선민과 신화용 두 선수를 불러 중재에 나섰고 신화용이 먼저 문선민을 끌어안으며 상황은 마무리됐다. 그제야 신화용 같았다.

날이 갈수록 거칠어지는 그라운드에서 신화용이 보여준 모습이 어쩌면 대수롭지 않은 장면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축구와 같은 인기스포츠에서 승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페어플레이가 우선이다”라는 말을 남긴 찬란했던 그였기에, 씁쓸함이 남는 건 어쩔 수 없다. 

최민솔 기자  solsol@beff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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