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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현의 生각] '청순돌' 에이핑크가 '청순함'에 발목 잡힌 이유'내가 설렐 수 있게'는 우리가 에이핑크에게 예상하는 딱 그만큼의 활동이었다
김주현 기자 | 승인 2016.10.23 17:20
'내가 설렐 수 있게' 이미지 ⓒ플랜에이엔터테인먼트

[베프리포트=김주현 기자] 에이핑크는 긴 공백기를 가졌다. 그리고 돌아왔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비롯한 SNS에서는 에이핑크의 신곡에 대해 '별로'라는 평을 내놓았다. 음원 강자로 손 꼽히던 에이핑크의 차트 순위가 좋지 못하다는 게 주된 이유였다. '내가 설렐 수 있게'가 지난 2011년 발매된 'My My'보다 낮은 매출을 기록했다는 표도 등장했다. 여자친구, 러블리즈를 비롯한 '청순'을 표방하는 여러 후배 걸그룹이 치고 올라오면서 '청순돌'의 대표주자로 손 꼽히던 에이핑크만의 매력이 떨어졌다는 것이다.

지난 9월 26일, 서울 광진구 건국대학교 새천년관에서 열린 컴백 쇼케이스를 통해 에이핑크는 "에이핑크의 변화와 성장을 담았다. 이름에 걸맞게 기존의 청순한 모습과 달리 많은 장르로 시도를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 '변화'와 '시도'가 발목을 잡은 것일까. 에이핑크 스스로는 변화했다고 말하지만, 그 변화를 특별하게 느끼지 못한 대중은 조금 싸늘하다. 봄, 가을 선선한 날씨에 파스텔톤 원피스를 입고 공원을 걸어야만 할 것 같은 콘셉트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라는 것. 팬이 아니면 수록곡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 대중의 평가가 냉혹한 것도 알 것만 같다. 다양한 장르를 담았어도, 결국 에이핑크의 이미지는 '내가 설렐 수 있게'다. 예뻐지고, 더욱 성숙해진 모습은 음악방송에서 시선을 돌린 대중에게 관심 밖의 일이다. 완전히 대세로 자리 잡은 여자친구의 건강하고 활발한 이미지에 익숙한 우리가 살랑거리는, 에이핑크의 반복되는 모습을 굳이 볼 필요가 없게 된 것이다.

에이핑크가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청순'한 모습을 '노출'시켰기 때문이다. 섹시 콘셉트가 주를 이루던 음악방송에서 에이핑크는 '풋풋한 소녀'였다. 그 메리트가 컸다. 설렘을 노래하고, 사랑하는 사람에게 힘을 불어주는 가사가 신선했다. 지금과는 달리 음악방송을 즐겨보던 그 때 청순 콘셉트가 힘을 발휘한 것이다. 일명 '틈새 시장'이었다. 에이핑크만은 콘셉트에 변화를 주지 않고 '청순돌'로 입지를 굳혔다. 그 '청순함'이 힘을 잃은 것이 문제다.

에이핑크의 공백기 동안 활발한 활동을 펼친 여자친구, 러블리즈 ⓒ쏘스뮤직, 울림엔터테인먼트

여자친구, 러블리즈는 에이핑크와 또 다른 청순함을 노래하는 '쉼 없는' 활동으로 시선을 끌었다. '대중형 아이돌'로 성장한 여자친구는 체육시간에 뜀틀을 넘는, 건강하고 씩씩한 소녀의 이미지를 구축했다. '파워청순'이라는, 청순 중에서도 독특한 청순을 가져왔다. 힘이 넘치는 안무도 여자친구의 색깔이 됐다. '팬덤형 아이돌'이 된 러블리즈는 청순 콘셉트를 유지하면서 각기 다르고 예쁜 의상으로 화제를 모았다. 음악방송의 최대 이점, 비주얼을 뽐낼 수 있다는 것을 이용해 다채로운 의상과 청순함에 칼군무를 선보였다.

ⓒ플랜에이엔터테인먼트

에이핑크가 음악방송에서 선보였던 하늘거리는 의상, 그리고 청순함이 외면을 받는 이유. 틈새 시장이 아닌 '청순'에서 대중은 이제 에이핑크가 아니어도 각기 다른 청순을 느낄 수 있게 됐다. 에이핑크와 정반대인 '걸크러쉬'에 매력을 느끼는 음악 팬들도 늘어났다. 에이핑크는 '청순함'을 무기로 하는 독특한 걸그룹이었지만, 이제는 '청순함'만 기억에 남는 선배 걸그룹이 됐다.

그렇다면 에이핑크가 가야할 길은 무엇일까. 긴 공백기를 채울 수 있는 더욱 활발한 활동이 시급하다. '내가 설렐 수 있게'보다 에이핑크에게 더 어울리는 곡도 필요하다. 플랜에이엔터테인먼트가 '청순돌'이라고 내세워 에이핑크를 홍보하는 만큼, 청순하지만 독특한 콘셉트도 있어야 할 것이다. 이번 활동이 에이핑크의 전환점이 된 것은 분명하다.

김주현 기자  kjkj803@beff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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